'코리안 특급'은 있고, '국민 타자'는 없다.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선수 명단이 11일 확정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팬 투표로 확정한 베스트 10을 제외하고 감독 추천 선수 2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스턴리그(삼성·롯데·두산·SK)와 웨스턴리그(넥센·KIA·LG·한화)에서 각각 12명씩 뽑았다.
박찬호(한화)는 웨스턴리그의 지휘봉을 잡은 선동열(KIA) 감독의 추천을 받아 올스타전에 나간다. 이로써 박찬호는 국내 무대 데뷔 첫 해 대전 팬들의 환호 속에 '별들의 무대'에 서게 됐다. LA 다저스 소속이던 2001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했던 박찬호는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한·미 올스타전 무대에 모두 출전하는 경사를 맞았다.
반면 이승엽(삼성)은 감독 추천 명단에서 빠졌다. 2004년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하기 전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이어진 7년 연속 베스트 10에 뽑혔지만 이번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스턴리그 사령탑은 공교롭게도 류중일(삼성) 감독이다.
류 감독은 이승엽을 제외한 이유에 대해 "(이)승엽이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왼 어깨도 아프고, 햄스트링에도 통증을 느끼고 있어 뺐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이 승엽이를 보고 싶다면 베스트 10으로 뽑아줬어야 했는데 팬 투표에서도 밀려 감독 추천 선수로 넣기가 좀 그랬다"고 설명했다. 이승엽은 지명타자 부문에서 64만3,168표를 얻는데 그쳐 홍성흔(롯데ㆍ72만1,694)에게 밀렸다. 이승엽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3할3푼 15홈런 54타점으로 뛰어나다. 그럼에도 베스트 10에 선발되지 않았던 점이 류 감독의 속을 불편하게 했다.
이스턴리그는 베스트 10을 롯데 선수가 싹쓸이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은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팬 투표로 진행했던 올스타 선발은 문제가 없지만 중복 투표가 가능했다는 점이 걸렸다. 많은 열성 팬을 보유한 롯데가 투표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밖에 없었다.
리서치 전문 회사 한국갤럽이 지난달 25, 26일 이틀간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613명을 대상으로 프로야구 선수 선호도를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의 12.6%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박찬호를 꼽았다. 이승엽은 11.1%로 뒤를 이었다. 3위를 차지한 강민호(롯데ㆍ5.4%)와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선호도가 높았던 이승엽은 그러나 이번 올스타전에서는 만날 수 없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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