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서울시 등을 상대로 작년 폭우 피해에 대한 대규모 구상권 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11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등은 작년 6~8월 기습 호우로 입은 피해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소홀 탓이 크다고 판단, 구상권 청구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구상권은 남의 빚을 대신 갚아준 사람이 채무자에게 갖는 반환청구권으로 손보사가 수해를 입은 계약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에 대해 지자체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
지난해 최악의 집중 폭우로 강남역 일대가 잠기고 우면산 산사태 등이 일어나면서 손보사에 접수된 침수 피해건수만 1만4,500건이 넘었고 피해금액은 993억원에 달했다.
삼성화재 측은 “지자체의 관리 소홀이 분명한 사례 등을 모으고 있는데 총 청구액은 지급한 90여억원 보험금의 30% 정도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등 다른 손보사들도 구상권 청구가 가능한 사례들을 수집 중이다.
손보사들의 구상권 청구체는 늘 있는 일이지만 이처럼 손보사들이 일제히 같은 사안을 두고 소송을 준비하는 건 드문 일이다. 구상권 청구는 반드시 잘못을 한 당사자가 있어야 하지만 손보사가 이를 증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폭우의 경우는 대부분의 손보사가 막대한 보험금을 지급 했고, 인재(人災)란 지적도 많은 상황이다. 우면산 산사태만 해도 지난해 9월 서울시가 자연재해라고 결론 냈지만, 피해주민과 시민단체 등이 원인 조사가 미흡하다고 반발해 올해 6월부터 재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이 때문에 손보사들은 법원이 구상권 청구를 인정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보고 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