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솔로몬저축은행 등에서 7억여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을 10일 구속수감했다. 현직 대통령의 친형이 구속되기는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박병삼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거액의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범죄 혐의에 관한 소명이 있고, 지금까지의 수사진행상황과 피의자의 지위 및 정치적 영향력에 비춰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이 전 의원에 대한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 전 의원 구속에 맞춰 검찰이 정치자금의 사용처를 추적할 것으로 알려져 대선자금 수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서 기다리고 있던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 20여명은 이 전 의원 일행을 향해 계란을 투척하고 이 전 의원의 멱살을 잡고 항의하는 등 한때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검찰은 6일 이 전 의원에 대해 17대 대선을 앞둔 2007년 임석(50ㆍ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3억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의원의 범죄사실에는 지난해 김찬경(56ㆍ구속기소) 미래저축은행 회장에게서 퇴출저지 명목으로 2억원을 받은 혐의도 추가됐다. 이 전 의원은 자신이 사장으로 재직했던 코오롱그룹으로부터 고문료 형식으로 1억5,000만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전 의원과 공범 관계로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두언(55)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밤 이 전 의원의 구속 사실을 보고받았지만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수사가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진행 상황을 살펴보겠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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