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명령으로 10일 재소집된 이집트 의회가 지난달 헌법재판소의 의회 해산 결정을 항소법원에 회부하겠다고 선언했다. 무르시 대통령과 무슬림형제단이 사법적 판단을 구하겠다는 절충안을 내면서 이집트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군부와의 정면 충돌은 일단 피한 것으로 해석된다. 14일 이집트를 방문하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이집트 위기 해소를 위해 의회와 군부를 비롯한 모든 당사자들이 참가하는 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집트 의회는 10일 오전 10시 20분 본회의를 열어 헌재 결정에 대한 항소 방침을 발표하고 곧 회의를 마쳤다. 수분 간 열린 회의에서 사드 알 카타트니 국회의장은 "무르시 대통령의 국회 재소집 명령은 헌재 결정을 위반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헌재 결정에 대해 항소법원으로부터 '두번째 의견'을 구할 것이며, 이는 의회의 권리이자 책임"이라고 말했다. 알 카타트니 의장은 무슬림형제단의 지도부이고, 무슬림형제단이 창당한 자유정의당은 의회 다수당이다. 이집트사회민주당, 타가무당, 와드당 등 자유주의ㆍ진보 성향 정당 소속 의원들은 의회 재소집을 거부하며 회의에 불참했다.
항소법원이 의회의 요청을 받아들일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의 의회 재소집 명령이 위법하다며 제기된 4건의 고발을 검토했다.
국회 바깥에서는 무르시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이 충돌해 소동을 빚었다. 무슬림형제단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의회 재소집 조치를 지지하는 대규모 가두행진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고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 인터넷판이 전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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