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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수입차, AS는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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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수입차, AS는 제자리

입력
2012.07.1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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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대수 65만여대에 전용 애프터서비스(AS)센터는 260개. AS센터 1곳당 2,500대를 담당하는 셈이다. 한국 수입차 시장의 현주소이다.

지난해 국내 신규 등록 수입차는 10만5,037대로, 1987년 자동차시장이 개방된 후 24년만에 10만대 고지를 넘어섰지만, AS 품질과 인프라 구축은 오히려 뒤쳐지고 있다. 업체들이 돈벌이에만 치중한 채 정작 신경 써야 할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 투자에는 소홀히 한 탓이다.

10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국내 공식 수입차 브랜드 20여개의 AS센터 수는 260개(3월 기준)에 불과하다. 업체 당 평균 13개.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비 인프라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래서 최근 수입차 업체들은 일종의 경정비센터인'퀵 서비스 샵'카드를 들고 나왔다. 넘치는 AS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궁여지책으로 퀵 서비스를 도입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도요타는 경기 판교, 대구, 광주, 대전 등에 경정비가 가능한 퀵서비스 샵 7곳을 최근 개설했다. 그런데 이 곳에서는 일반 AS센터와 달리 오일 교환, 타이어 정비 등 간단한 서비스만 받을 수 있다. 사고로 인한 수리나 엔진, 트랜스미션 등 중요 부품 수리는 불가능하다.

BMW코리아는 올 하반기 서울 역삼, 도곡, 용산 지역에 소규모 경정비 서비스센터인'메트로 패스트레인(Metro Fastlane)'을 설립할 계획이다. 또 푸조와 혼다도 각각 9곳과 8곳의 퀵 서비스샵을 운영중이다.

이 같은 수입차 업체들의 퀵 서비스 샵 도입에 대해 소비자들은 "얄팍한 꼼수"라고 지적한다. 시장이 커진 만큼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정비시설과 인프라를 대폭 확충해야 하는 데도 경정비만 가능한 퀵 서비스 샵을 설치해 고객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수입차 업체들이 정식 AS센터를 외면하는 건 전문 정비 인력 수급과 첨단 설비 및 부지 확보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 실제 국내에서 등록대수가 10만대 이상으로 가장 많은 수입차인 BMW의 경우 AS센터는 37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벤츠도 9만2,000대가 등록됐지만 AS센터는 27개로 등록 자동차에 비해 AS 센터가 턱없이 부족하다.

소비자들은 수입차들이 차 값은 내리는 척하면서도, 부품교체나 정비 비용은 내리지 않아 여전히 유지비용이 과다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나마 정비할 장소도 턱없이 부족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나 클린디젤, 특수 도장 등 각 브랜드가 가진 차별화된 기술과 전용 부품으로 인해 수입차 정비 서비스는 전문 인력과 첨단 설비가 반드시 필요하다"며"경정비 서비스는 아무데서나 가능한 만큼 퀵 서비스센터 10곳 보다는 AS센터 1곳을 설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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