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이상고온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9일 세계 10대 혹서 지역을 소개했다. 인간이 견딜 수 있는 한계기온으로 조사된 51.7도를 넘나드는 폭염의 땅이지만 열 곳 중 절반 이상에서 사람이 삶을 꾸리고 있다.
최고 혹서지는 이란 동부 루트사막(최고기온 70.6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모래 피라미드가 있는 이곳은 너무 뜨거워 어떤 생명도 살 수 없는 비생물지대다. 박테리아도 살 수 없어 우유도 상하지 않는다.
두 번째 최고기온 기록을 가진 곳은 호주 북동부 황무지(69.4도)다. 연 최고기온이 때로 루트사막을 능가하는 곳으로, 풀 한 포기 없는 바위 땅이다. 황무지가 속한 퀸즐랜드주는 바다를 면하고 있지만 남극에서 온 차가운 이곳 해류는 폭염을 식혀줄 비구름을 만들지 못한다.
지표면이 해수면보다 155m나 낮은 중국 투르판 분지(66.7도)는 여름철 평균 최고기온이 39도에 이른다. 신장위구르자치구 타클라마칸 사막 한복판에 있는 이곳에서 위구르인 수천명이 관개시설을 만들고 과일ㆍ채소 농사를 짓고 있다.
리비아의 엘 아지쟈(57.8도)와 가다메스(55도), 최근 극단 이슬람 세력이 유적 파괴를 자행했던 말리의 팀북투(54.5도)는 사하라 사막에 자리한 혹서지다. 이중 팀북투와 가다메스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 보호지역이다.
미국 서부의 사막분지 데스밸리(56.7도)도 세계적으로 더운 곳이다. 만년설부터 염전까지 볼 수 있는 천혜의 관광지인 이곳은 7월 평균기온이 46.1도에 이르기 때문에 관광객과 국립공원 직원만 발을 들인다.
포린폴리시는 튀니지 사막도시 케빌리(55도), 해수면 220m 아래에 있는 이스라엘의 분지 티라트츠비(53.9도), 수단 북부의 와디할파(52.8도)도 세계적 혹서지로 꼽았다. 이중 티라트츠비에 있는 키부츠(집단농장)는 이스라엘 최대 대추야자 생산지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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