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잘 곳 있어? 조건만남 하나? 십분 당 7,000원 줄게. 한 시간에 4만원."
가출한 여중생으로 가장해 인터넷 가출카페에 잘 곳을 구한다는 글을 올리자 일주일 간 성인남성 100여명이 연락처를 남겼다. 용돈을 줄 테니 함께 살자고 했다. 경제력이 없는 가출 청소년에게 돈을 쉽게 버는 성매매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밤 11시 15분 방영하는 KBS2 '추적 60분'은 성매매와 사기로 생활하는 '가출팸'을 밀착 취재했다. 가출팸은 가출청소년끼리 모여 숙식을 해결하는 '가출 패밀리'의 줄임말이다.
취재진은 가출팸을 운영하는 S군을 만났다. 인터넷 채팅으로 말을 주고받은 지 이틀 만이다. 작은 방 한 칸에 가구는 침대뿐. 이곳에서 사는 남녀 5명은 방세를 모아서 낸다. 식사준비, 청소, 설거지 등을 분담하고, 생활비는 사기와 성매매로 마련한다. 잘 곳이 없어서, 배가 고파서 했던 '생존형 성매매'가 이젠 '생활형 성매매'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남자애들이 아저씨에게 여자애들을 보내요. 30분 동안 아저씨랑 자다 오면 10만 원 벌고. 모텔 방도 아저씨가 잡아주니까 거기서 다 같이 자기도 하고…." 가출팸에서 생활하는 17세 S군의 말이다. 동갑인 P군은 "집에 다시 들어가라는 건 자살행위에요. 여기가 훨씬 편해요. 자유, 해방 같은 느낌이에요"라고 말한다.
가출청소년의 나이가 어려지는 점도 문제다. 취재진이 초등학생인 Y군을 만났을 때 그의 몸에선 술 냄새가 진동했다. 이틀 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은 Y군은 집에 있는 게 심심해 가출했다고 했다. 최근 여성가족부는 13세 이하 청소년 가출이 2배 이상 늘었다고 발표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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