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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폐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신출귀몰 작전이 되레 자충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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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폐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신출귀몰 작전이 되레 자충수였네

입력
2012.07.0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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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수도권 일대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 의정부시를 비롯해 서울 종로구 성북구 중랑구 노원구까지 수도권 7개 경찰서 관내에서 5만원권 위조 지폐 수십 장을 뿌린 용의자 3명을 잡기 위해 각 서마다 수사전담반을 꾸리고 공개 수배에 나서는 동시에 합동 수사에 나선 것. 위폐범들이 워낙 신출귀몰했기 때문이었다.

시민들의 신고 접수를 받았더니 범인들은 지난달 30일 오후 4시57분부터 서울 성북구 동선동 편의점을 시작으로 불과 1시간 동안 하월곡동, 종암동 등에서 편의점, 꽃집, 화장품 가게 등 9곳을 돌며 범행을 저질렀다.

다음날인 1일에는 서울 중랑구 면목동 상봉동 망우동 일대 상점 8곳을 돌며 가짜 5만원 권을 쓰는데 걸린 시간은 30분 남짓. 상황이 이러하자 경찰은 범인들의 기동력에 주목했다. 오토바이가 아니면 도저히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범행장소 주변 CCTV 분석에 들어갔다.

추리는 들어맞았다. 범행 장소 주변을 지나가는 노선버스 CCTV에서 범인이 타고 다닌 보라색 마제스티 오토바이가 선명하게 찍힌 화면을 찾아냈다. 국토해양부에 등록된 마제스티는 전국적으로 2,746대, 범인들이 주로 출몰했던 서울 북부권에만 506대가 있었다.

오토바이 주인 찾기에 나선 지 나흘째인 7일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문제의 오토바이를 찾아내 주인 박모(20)씨를 붙잡았다. 박씨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쉬고 있는 중학교 친구 최모(20)씨, 동네 후보 김모(19)군과 함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짧은 시간에 넓은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범행을 저지르면 경찰 추적을 쉽게 따돌릴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오토바이를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공개수배 뒤 위조지폐 일련번호까지 공개되자 박씨는 남은 위폐 29장을 야산에서 태워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며 "이후 자신의 집에서 꼬리가 밟힌 5만원권 대신 10만원권 백화점 상품권 70매를 일련번호를 달리해 위조하다 현장에서 붙잡혔다"고 밝혔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9일 위조지폐를 만들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40여 차례에 걸쳐 위폐 51장을 사용한 혐의(통화위조)로 박씨 등 3명을 붙잡아 금명간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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