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 김상헌 대표/ "구글, 유일하게 한국 못 이겨…싸워 볼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 김상헌 대표/ "구글, 유일하게 한국 못 이겨…싸워 볼만"

입력
2012.07.09 17:35
0 0

미국에 구글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네이버가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 인구 3,500만 명 중 2,500만 명은 네이버를 시작페이지로 설정하고 있다. 뉴스를 볼 때도, 맛집을 찾을 때도, 쇼핑을 할 때도, 티켓을 예매할 때도 네이버를 거치고 있다. 사이버공간이 구글의 세상이 된다고 해서 '구글라이제이션(Googlization)'이란 말이 등장했듯, 우리나라 역시 모든 길은 네이버로 통하는 '네이버라이제이션(Naverization)'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일상생활 곳곳에 들어와있는 네이버의 영향력에 대해선 논란도 많다. '권력화되었다' '생태계를 교란한다'등. 3년째 네이버를 이끌고 있는 김상헌(사진) NHN 대표를 만났다.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창사 13년 만에 매출 2조원이 넘는 기업이 됐습니다. 이 정도면 대기업 아닌가요. 대기업이 되면서 초창기 벤처정신도 사라진 것 아닙니까.

"규모상으론 대기업이 맞습니다. 하지만 정신은 여전히 벤처라고 생각합니다.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에 나서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라는 점에서 벤처 정신은 인터넷 기업의 본령과 같은 것이지요."

-'네이버가 지나간 자리에는 풀도 자라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영세한 개발자나 작은 벤처기업들을 지켜주기 보다는 오히려 독식하는, 그러니까 IT생태계를 무너뜨린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검색 포털이 추구하는 가치는 기존에 주목 받지 못했던 사업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겁니다. 대기업, 유명한 기업들이라면 굳이 검색할 이유가 없지 않나요. 그런 점에서 네이버는 오히려 골목상권을 지키는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실제로 20만 검색 광고주 가운데 8만~9만개가 작은 자영업자들이지요."

-NHN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중소업체 개발인력을 흡수한 것은 사실 아닙니까.

"그건 조금 다른 차원의 이슈입니다. 인력스카우트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거꾸로 외부인력들이 급성장하는 포털 사업에 찾아온 경우도 많습니다. 더구나 요즘은 반대가 됐어요. 네이버 출신들이 (카카오톡 처럼)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예도 많고, 삼성 LG같은 대기업에서 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수많은 IT인재를 배출했다고 자부합니다."

-사업 얘기를 해보죠. PC에서 네이버 지배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했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PC 중심에서 모바일(스마트폰)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어요. 특히 모바일에선 구글이 운영체계(안드로이드)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구글과 싸워 이길 자신이 있습니까.

"사실 구글과 비교해주는 것 자체가 고마운 얘기지요. 구글이 어떤 회사입니까.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인터넷시장을 지배하는 곳 아닙니까. 유럽에선 점유율이 80%에 달합니다. 그런데 구글이 이기지 못하는 거의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고, 그 대상이 바로 네이버입니다. 충분히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네이버가 너무 상업적이라고 하는 비판도 있던데요. 예컨대 첫 화면만 봐도, 혹은 검색결과를 네이버에는 광고가 너무 많은 것 아닌가요.

"구글의 수익도 90%는 광고입니다. 구글도 검색을 하면 스폰서 링크가 제일 위에 뜨지요. 광고도 하나의 정보입니다. 네이버에 키워드 광고가 많은 것은 (광고수입을 더 올리자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입니다. 예를 들어'꽃배달'을 검색할 때 나오는 100개 업체를 반으로 줄인다고 생각해보세요. 적잖은 꽃배달업체들은 광고에 노출될 기회마저 사라져 문을 닫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생태계가 와해될 수도 있는 거죠."

-네이버가 꿈꾸는 세상은 무엇입니까. 구글과 마찬가지로, 가끔은 네이버에 지배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일종의 빅브라더 같은 느낌이랄까요.

"정반대입니다. 인터넷은 특별한 방향으로 이용자들을 교육하거나 계몽하지 않습니다. 인터넷사용자들이 스스로 검색하고, 정보를 찾고, 블로그나 SNS로 소통하면서 지금까지 발전해온 것이지요. 그런 공간(포털)을 제공하는 네이버는 오히려 개인을 통제하거나 원하는 프로파간다로 유도하는 기성권력과는 대척점에 선다고 생각합니다. 참여와 개방, 공유 이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이지요."

-사람들이 앞으로도 계속 네이버를 이용할까요.

"네이버에서 원하는 걸 찾을 수 없다면 이용자들은 언제든지 떠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용자들에게 이용자들이 원하는 걸 계속 제공할 겁니다. 결코 우리가 원하는 걸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거죠."

인터뷰=이성철 산업부장 sclee@hk.co.kr

정리=유환구기자 red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