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경선 캠프가 8일 공개한 대선 슬로건과 한글 초성 이모티콘을 둘러싸고 표절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경선 출마를 선언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측은 9일 “박 전 위원장을 상징하는 이모티콘이 임 전 실장의 아이콘과 거의 유사하다”며 “우리 캠프는 지난 5월부터 명함과 봉투 등 모든 공보물에 이 아이콘을 사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캠프’가 공개한 이모티콘은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색 말풍선에 박 전 위원장 이름의 초성인 ‘ㅂㄱㅎ’과 ‘스마일’ 마크를 모아 형상화했다. 반면 ‘임태희 아이콘’은 파란색 배경의 원 안에 임 전 실장의 초성인 ‘ㅇㅌㅎ’을 오른편에 배치했다. 임 전 실장 캠프 관계자는 “사용 중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전 위원장 캠프 측은 “이모티콘이 나온 토론 과정이 다 있고, 초성과 말풍선, 스마일 표시에 담은 의미도 다 있다”며 “표절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표절 여부와 무관하게 임 전 실장 캠프에서 초성 아이콘을 먼저 사용한 만큼 박 전 위원장 측이 ‘초성 이모티콘은 새로운 시도’라며 의미를 부여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론이 나온다.
박 전 위원장의 슬로건인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두고선 야당에서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통합당 김기식 의원은 페이스북에 “작년 제가 시민운동가들과 함께 만든 단체 명칭이 ‘내가 꿈꾸는 나라’”라며 “복지, 경제민주화도 베끼기 하더니 슬로건마저 베끼는 것 같다”고 적었다. ‘내가 꿈꾸는 나라’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무단 사용을 결코 동의할 수 없으며 당장 사용 중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 측은 “슬로건은 많은 국민이 공감하는 시대정신을 평이한 단어와 문장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표절 시비는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