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대선 후보 경선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독주하는 구도로 치러지는 반면에 민주통합당에서는 7명의 주자가 격전을 벌이게 된다. 여야는 대선을 163일 앞둔 9일 대선 후보 경선 대진표 윤곽을 정하고 경선전에 돌입했다.
새누리당에선 비박(非朴) 진영 대선주자로 분류되던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이 이날 경선 불참을 선언함에 따라 박 전 위원장을 비롯한 4, 5명만이 참여하는 '반쪽 경선'이 불가피해졌다. 막판까지 고민하던 김문수 경기지사는 경선 출마로 최종 입장을 굳혔다.
민주통합당의 경우 정동영 상임고문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문재인·손학규·정세균 상임고문, 김두관 전 경남지사, 김영환 조경태 의원, 박준영 전남지사 등이 맞붙는 구도로 경선전이 펼쳐지게 됐다.
정 전 대표와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잇달아 기자회견을 갖고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무산을 이유로 대선 후보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정 전 대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4반 세기가 지난 현 시점에서 정당 독재가 미화되고 찬양되는 시대착오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 속 경선 참여는 당이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을 묵인하고 방조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저는 무겁고 비통한 심정으로 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당은 현 모습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지 겸허히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 지사 측은 "대승적 차원에서 경선에 참여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경선은 박 전 위원장과 김 지사, 김태호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이 경쟁하는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한편 민주당 대선주자로 거론돼온 정동영 상임고문은 이날 서울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5년 전 대선 패배로 많은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바 있다"며 "이번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정권교체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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