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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익 정신과 전문의 '위기의 한국인' 출간/ "한국인 우울증 자살은 스트레스 푸는 교육 없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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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익 정신과 전문의 '위기의 한국인' 출간/ "한국인 우울증 자살은 스트레스 푸는 교육 없기 때문"

입력
2012.07.0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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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다. 2010년말 현재 하루 평균 43명, 연간 1만4,77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런 '자살 공화국' 오명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선 여러 분석들이 이미 제시돼 있고, 다양한 처방도 나와 있다.

정신과 전문의 유한익(42)씨는 우울증의 심층 분석을 통해 자살 예방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위기의 한국인> 이라는 제목의 책을 낸 그는 9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울증은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우리 사회의 병폐가 만들어 낸 질병"이라고 단언했다.

우리 국민은 우울증에 매우 취약한 사고 방식을 갖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자신이 우울증인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10대 청소년의 경우 우울증과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사회가 이를 포용해줄 준비는 전혀 안 되어 있어요."

그는 사춘기를 겪는 청소년들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우울증이나 불안감을 해소할 방법이 없다는 점을 가장 우려했다. 이게 누적된다면 자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청소년들에게 스트레스나 고민을 풀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줄 만한 교육이나 환경이 절대 부족합니다. 사회가 무관심한 것이지요. 그러니 가치관이 확립되기도 전에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어디 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청소년들이 많아지고, 그것이 우울증의 빌미가 되는 겁니다."

20, 30대 성인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성인들도 일상 속에서 거의 매일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10대 때 소위 '1등주의'교육을 받은 성인들은 직장에선 '경쟁주의'에 매몰돼 있잖아요. 정신적 쇠약이 극에 달하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합니다. 경쟁에서 도태되면 다른 대안이 없는데, 이게 성인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우울증은 그래서 무서운 거죠."

유씨는 젊은이들의 '명품중독'도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경쟁시대에 자신을 노출시켜 존재감을 알리고 싶은 욕구가 '명품중독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건 명품소유자들에게 근거 없는 자신감만 쌓이게 할 뿐입니다. 이 자신감은 출처가 없고, 이유도 과정도 없어요. 그래서 공허함에 빠질 수 있고, 이들이 우울증을 쉽게 겪게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는 이런 젊은 세대에게 34가지의 처방전을 내놓았다. '너무 참으면 병이 된다', '청년들이여 속지 마라', '과감히 실수하라', '말대꾸하라'등이다. 생각을 바꾸면 얼마든지 우울증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는 지금도 성취주의에 빠져 남보다 많이 가져야 하고, 하나를 얻으면 계속 얻으려고 합니다. 여기서 벗어나야 우울증에서 자유롭고, 치유도 가능해요. 물질이 아닌 나 자신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는 태도를 갖는 게 '우울증 제로'의 지름길입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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