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6층 스포츠 매장에는 6명의 마네킹(사진)이 힘차게 달리고 있습니다. 8층 아동복 매장에는 아동 마네킹이 뒷짐을 진 채 귀엽게 입술을 쭉 내밀고 있는데요. 기존 다른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역동적인 마네킹들이 고객들의 시선을 끌면서 불황 속 매출을 높이는 제2의 판매사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마네킹들은 신세계백화점이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직접 수입한 것으로 가격은 개당 100만~200만원 선입니다. 50만~70만원대인 국내산보다 2배 가량 비싸지만 마네킹들이 입은 옷들은 판매량이 20~30% 늘고 일부 품목은 품절되는 등 매출을 올리는 효과를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소비자들들이 쇼핑을 하면서 매장에 들어가기 전 가장 먼저 보는 것이 바로 마네킹입니다. 일반적으로 여성복 매장에는 흰색 계열의 마네킹을 두어 차분함을, 캐주얼 매장에는 하늘색의 마네킹을 설치해 발랄함을 연출합니다. 남성복 매장의 마네킹은 검정이나 살색으로 보수적으로 보이면서도 얼굴을 없애 옷 자체에 시선을 집중시키지요.
반면 일부 브랜드들은 매장의 이미지와 콘셉트를 확실하게 전달하기 위해 마네킹에 입히는 의류뿐만 아니라 마네킹 자체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고가 브랜드 '엠포리오 아르마니'의 마네킹은 푸른색의 투명 플라스틱 소재에 손가락 마디까지 움직이도록 제작해 다양한 포즈를 연출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입니다. '아르마니 진'의 경우, 남자 마네킹은 키 180㎝와 허리 32인치, 여자 마네킹은 172㎝와 허리 26인치로 통일해 제작하는 데요. 이 사이즈가 옷을 가장 돋보이게 하면서도 고객들이 현실적인 몸매로 인식한다고 합니다.'모스키노'는 '유머와 개성'을 브랜드 콘셉트로 하는 만큼 마네킹 얼굴에 눈, 코, 입은 물론 눈웃음까지 그려 넣었습니다.
마네팅도 바야흐로 진화하는 것입니다. 천편일률적인 마네킹은 가고, 이젠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마네킹 시대가 온 것 같네요.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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