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경찰서는 9일 일본 극우파 인사가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을 설치한 데 항의, 주한 일본대사관 정문을 1톤 트럭으로 들이받은 혐의로 김모(6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3시30분쯤 경기 성남시 자택을 떠나 4시 55분쯤 일본대사관 정문을 자신의 1톤 트럭으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대사관 정문의 철제 미닫이문이 안쪽으로 1m 가량 밀려들어갔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김씨는 “일본대사관에 들어가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을 단 일본인을 구속하라’고 요구하려 했다”며 “한국 정부 역시 사건 처리에 미온적인데다 그 와중에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까지 밀실에서 처리하려는데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남성으로서 본 때를 보이고 싶었다”고도 했다.
트럭에 골동품 등을 싣고 다니며 매매하는 일을 하고 있는 김씨는 평소 자신의 차량에 ‘독도는 우리 땅. 일본 대지진, 일본국민 여러분 힘내세요’라는 글귀 등이 적힌 대형 스티커를 붙이고 다녔다. 그는 “일본 관련 집회ㆍ시위에 참가한 적 없고 특정 단체 소속도 아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 주한일본대사관에 유감의 뜻을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일본 극우파 정치인 스즈키 노부유키(47)가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을 매춘부상이라고 부르고,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주장이 적힌 말뚝을 설치해 공분을 샀다. 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은 4일 스즈키를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