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민주통합당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9일 대선 행보의 첫 일정을 호남에서 시작했다. 그가 영남 후보란 점에서 야권의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 민심부터 다져놓겠다는 전략에서다. 이를 위해 해남 땅끝마을에서 출마 선언을 한 뒤 수도권을 향해 '김두관 바람'을 일으키며 북상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오전 광주 5ㆍ18 국립묘지를 방문해 이한열ㆍ박관현 열사, 김남주 시인 묘역 등에 참배했다. 그는 손학규 상임고문 등이 제기한 '친노 영남 후보 필패론'과 관련, "영남 후보 필패론과 수도권 후보 필승론은 부질없는 얘기"라면서 "지역에 근거한 승부가 아닌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 대결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방명록에 "모두가 함께 잘사는 차별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적었다. 자신의 대선 슬로건인 '평등국가'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앞서 새벽 첫 일정은 지역사회 오피니언 리더들과 소통하는데 주력했다. 광주전남 언론사 편집국장단과 조찬을 한 뒤 전윤철 전 감사원장과 별도로 면담했다.
광주를 떠난 김 전 지사는 전북 부안의 시민발전소를 찾아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에너지 정책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오후에는 세종시로 넘어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공무원들과 만났다. 그는 이곳에서 "8대2인 중앙과 지방의 재정불균형을 선진국 수준인 6대4로 개선시킬 것"이라고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세종시에서 58년 개띠 지인들에게 '두관'이라고 이름 붙여진 하얀색 진돗개를 선물로 받았다. '국민에게 충성심이 높은 대통령이 되라'는 취지였다고 한다.
10일에는 남한 최북단역인 경기 파주 도라산역에서 '남북 통합'을 역설할 예정이다. 그는 22일까지 전국을 돌며 '서민과 통하는 2013 희망대장정'을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한편 김 전 지사는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 "2003년 9월 말도 안 되는 대학생들의 미군훈련기지 점거 농성사건으로 행자부 장관에서 물러났다. 한나라당이 중앙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주ㆍ세종=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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