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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 사방공사로 산 아래 시가지에 빗물 모여 물난리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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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 사방공사로 산 아래 시가지에 빗물 모여 물난리 가능성 커"

입력
2012.07.09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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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17명의 인명피해를 냈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우면산 일대의 복구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방재 전문가들은 공사의 구조적인 결함으로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햇다.

지난해 피해를 입었던 방배동 전원마을에 거주하는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9일 “우면산에서 실시한 사방공사(흙, 모래, 자갈, 나무 등이 빗물로 인해 떠내려가는 것을 막는 공사)는 산에서 물이 빨리 흘러내려가게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산사태는 막을 수 있지만 산 아래쪽 시가지에는 빗물이 모여 물난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강원 지역의 경우 사방 공사를 통해 물이 빨리 내려가게 해도 아래쪽이 하천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우면산 아래에는 도로와 주택 등 시가지가 형성돼 있어 물이 빨리 흘러 한곳에 모일 경우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빗물이 여러 개의 계곡으로 시차를 두고 흐를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는 “산사태의 원인 파악 없이 대규모 공사부터 시작했다. 거액의 예산을 들여 불필요한 공사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우면산은 돌 위에 흙이 덮인 지질 구조로 지난번 산사태로 인해 흙이 흘러내려 바닥에 있는 돌이 다 노출된 상태다. 이 돌들이 수로 역할을 하는데 그 위에 불필요하게 돌을 쌓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흙으로 된 산이라면 또다시 폭우로 인해 토사가 흐를 위험이 있어 돌을 쌓아야 하지만 우면산의 경우는 다르다”며 “기본적인 지질 분석이나 근본적인 원인 파악 없이 공사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산사태는 하수관 유입구에 토사와 나뭇가지가 쌓여 막히면서 피해가 커진 것”이라며 “산사태가 난 지역의 하수관로를 확장했고, 토사를 가라앉히는 모래막이못을 만들었기 때문에 저지대에서 물이 역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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