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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MB 많은데… 미지근한 정권심판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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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MB 많은데… 미지근한 정권심판론 왜?

입력
2012.07.0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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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선에서 임기 말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집권당 후보에겐 핸디캡이었던 반면 제1야당 후보에겐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였다. 하지만 5개월여 남은 이번 대선에선 이 패턴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친인척∙측근 비리 등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층이 야당 대선주자 대신 장외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나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쏠리고 있는 것이다. '반(反)MB' 유권자층은 확대되는 반면 야당에 유리한 정권심판론은 아직까진 별로 먹혀 들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한국일보가 지난달 3~4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부정 응답층은 57.8%였다. 이들 중 32.9%는 안 원장, 25.9%는 박 전 위원장을 지지했다. 야권 대선주자 중 여론조사 1위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지지율은 16.0%에 그쳤다. 반MB성향 유권자 10명 중 6명 꼴로 제1야당 유력주자보다 정치권 외곽 인사나 여당 대선주자를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6월15~17일)에서도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62.7%의 응답자들의 대선주자 선호를 분석해보면 안 원장(33.3%) 박 전 위원장(24.7) 문 고문(15.7%) 순이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달 29,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통령 국정운영 부정 평가층(60.2%)에서 여당 주자인 박 전 위원장이 오차범위(±3.5%) 내에서 지지율 1위로 나타나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과 안 원장 지지율은 각각 28.7%, 27.4%였다. 민주당의 문재인 손학규 상임고문의 지지율은 각각 19.5%, 3.0%에 머물렀다.

5년 전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다른 추세라고 볼 수 있다. 2007년 7월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층은 68.0%에 달했다. 이들은 야당 소속이었던 이명박ㆍ박근혜 후보에게 각각 42.6%, 29.7%의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집권당의 손학규ㆍ정동영 후보는 4.8%, 2.1%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현상이 생긴 이유에 대해 우선 기성정치에 혐오감을 가진 무당파 유권자들이 야당 대신 제3섹터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이동한 점을 꼽았다. 지난 대선에선 중도 성향 반(反)노무현 표가 갈 곳이 이명박 후보 정도에 불과했지만 이번엔 '안철수'라는 대안이 생겼기 때문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8일 "보수ㆍ진보 정권에 모두 실망한 제3세력들이 야당 대신 안 원장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현정권 비토층 중 상당수가 박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것도 기현상을 가져온 주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박 전 위원장을 '여당 내 야당'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위원장이 집권할 경우 정권 재창출이 아니라 정권 교체로 인식한다는 얘기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박 전 위원장이 이 대통령과 적절하게 대립각을 세워옴으로써 이 대통령의 후임자가 아닌 대체재로 여겨지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대선이 임박할수록 이들이 박 전 위원장을 '야당 후보'가 아닌 '여당 후보'로 재인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반론도 나온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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