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챔피언' 서리나 윌리엄스(31ㆍ미국ㆍ랭킹3위)가 2012 윔블던 테니스 여자단식 정상에 올랐다.
서리나는 7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아그니스카 라드반스카(25ㆍ폴란드ㆍ3위)를 세트스코어 2-1(6-1 5-7 6-2)로 꺾고 윔블던에서만 5번째이자 메이저 통산 14번째 우승컵을 쓸어 담았다. 우승 상금은 115만 파운드(약 20억3,000만원). 서리나는 다음날 열린 여자복식 결승에서도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32)와 호흡을 맞춰 안드레아 흘라바치코바-루치에 흐라데츠카(체코)조를 2-0(7-5 6-4)으로 따돌려, 단ㆍ복식을 모두 휩쓸고 2관왕에 오르는 겹경사를 누렸다. 서리나는 이로써 비너스와 조를 이뤄 메이저대회 복식 우승컵도 13개(윔블던에서만 5개)를 거둬, 단ㆍ복식 우승컵을 모두 합해 무려 27개째를 수확했다.
서리나는 특히 1990년 '철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미국)가 33세의 나이로 윔블던을 제패한 이후 22년만에 30대에 메이저대회 여자단식 챔피언에 오른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서리나는 13년 전인 1999년 US오픈을 통해 4대 메이저대회 첫 우승고지를 등정했다.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백악관 주인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다. 이날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영국 왕위계승 2인자이자 왕세손 윌리엄 왕자는 청년 학생이었을 무렵이다.
서리나는 따라서 현역 테니스 선수 중에서 20세기와 21세기를 넘나들며 메이저 대회 챔피언에 오른 유일한 선수다. 한 살 위 비너스는 이듬해인 2000년 들어서서 첫 메이저 우승컵(윔블던)을 사냥하는데 성공했다.
서리나는 또 윔블던에서 비너스와 함께 단식 통산 5번째 우승컵을 안아 역대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968년 테니스 오픈시대 이후 윔블던 여자 단식 최다 우승자는 나브라틸로바가 9번,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7번으로 1,2위에 올라있다.
2년만에 되찾은 챔피언 트로피였다. 2010년 윔블던 단식 제패 이후 서리나는 한 식당에서 깨진 유리에 오른쪽 발을 찔려 수술대에 오르는 등 불운을 맞았다. 또 폐에 피가 고이는 폐색전증으로 거의 1년간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서리나는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선 4회전에서 탈락했고, 불과 6주전 열린 프랑스오픈 1회전에선 당시 랭킹 111위에 불과한 홈코트의 버지니아 라자노(29ㆍ프랑스ㆍ91위)에 1-2로 무너져, 충격을 던졌다.
하지만 서리나는 윔블던에서 다시 정상에 복귀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서리나는 특히 결승전에서 17개의 서브에이스를 꽂아 넣어 대회 통산 102개를 기록해 자신이 보유한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리나는 2010년에도 모두 89개의 에이스를 터뜨렸다. 서리나는 "몇 년 전만해도 이 자리에 오르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얼마 전까지 병원에 누워 있었는데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다니 이 기분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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