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선수가 아니잖아요. 서울 대표로 선발됐지만 전국체전엔 나가지 않을 겁니다.”
서울시 복싱대표에 등극한 배우 이시영(30ㆍ잠실복싱)이 앞으로는 연기에 더욱 집중할 뜻임을 내비쳤다. 이시영 소속사 GNG프로덕션의 한 관계자는 8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시영이)연기자이지 복싱 선수는 아니다. 10월 열리는 전국체전엔 출전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소속사 차원에서 이미 이시영의 전국체전 불참을 결정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앞서 이시영은 7일 서울 오륜동 한국체대 오륜관에서 열린 제42회 서울시장배 아마추어복싱대회 겸 제93회 전국체육대회 서울시 선발전 여자 48㎏급 결승에서 조혜준(올림픽복싱)을 판정승(21대 7)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이시영이 전국체전에는 참가하지 않더라도 서울시 복싱대표에 오른 것만으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다. 이시영을 지도했던 배성오 잠실복싱클럽 관장은 “3개월 전에서야 서울시장배 아마추어복싱대회 우승을 목표로 훈련을 시작했고, 하루 3, 4시간씩 훈련으로 목표를 이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가 쉽게 풀린 건 아니었다. 전날 준결승에서 홍다운(강동천호)을 20대 0 판정승이라는 압도적 득점차이로 결승에 오른 이시영은 지난달 끝난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이 체급 준우승을 차지한 실력파 조혜준을 만나 경기 초반 고전했다. 신장에서 이시영(169㎝)이 조혜준(162㎝)보다 커 리치(공격 거리) 싸움에서 유리했지만 순간적으로 파고들며 스트레이트를 날리는 조혜준의 공격에 이시영은 여러 차례 코너로 몰렸다.
클린치(껴안기)를 통해 몇 차례 위기를 넘긴 이시영은 3, 4라운드에서는 빠른 풋워크를 바탕으로 코너 좌우를 돌며 조혜준의 공격을 유연하게 피했다. 그러면서 가드를 내린 상대의 안면에 펀치를 찔러 넣었고, 4라운드 후반에는 정확한 왼손 스트레이트 공격에 조혜준이 휘청거리기도 했다. 펀치 횟수로 따지면 이시영이 조혜준에게 뒤졌지만, 적중한 유효타는 이시영이 더 많았다. 결국 심판은 경기에서 점수 상으로 크게 앞선 이시영의 손을 들어줬다.
이시영은 대회 직후 향후 대회 출전 여부에 대해 “현재로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지만, 소속사 방침에 따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국체전에는 이시영의 출전 체급인 여자 48㎏급이 없고 대신 플라이급(48~51㎏), 라이트급(47~60㎏), 미들급(69~75㎏) 등 3체급만이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이시영이 전국체전에 출전하려면 여자 51㎏급 서울 대표인 동시에 여자 복싱 국가대표 선수인 김예지와 평가전을 치러야 한다.
2010년 여자 복싱선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단막극 주연으로 캐스팅돼 복싱과 인연을 맺은 이시영은 같은 해 11월 사회인복싱대회인 KBI 전국 생활체육 복싱대회 48㎏급에 출전해 우승했다. 또 지난해 2월 서울지역 아마복싱대회인 제47회 신인 아마추어 복싱전에서도 우승컵을 거머쥐며 화제를 모았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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