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중국과 영토 갈등을 빚고 있는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내 섬들을 매입, 국유화하겠다고 발표했다. 9월로 예정된 총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인데 중국과 대만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노다 총리는 7일 "센카쿠를 평온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섬 소유자와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앞서 노다 총리의 지시로 센카쿠 섬 매입을 추진중인 도쿄(東京)도를 방문, 섬 소유자에게 매입 의사를 전달한 사실을 알렸다.
센카쿠열도에는 5개의 무인도가 있으며 이중 일본 정부가 매입하려는 섬은 우오쓰리시마(魚釣島), 미나미코지마(南小島), 기타코지마(北小島) 등 3개 섬이다. 일본 내에서 센카쿠 열도의 섬을 국유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많았지만 총리가 나서 매입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중국과 대만은 즉각 반발했다. 류웨이민(劉爲民)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 소식이 전해진 뒤 "댜오위다오와 부속 도서는 예로부터 중국 고유의 영토"라며 "중국의 신성한 땅을 매매 대상으로 삼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도 "대만의 주권과 영토를 수호하는 것이 의무인 만큼 한 치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에 앞서 자체적으로 매입을 추진해온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4월 워싱턴에서 센카쿠 열도 매입을 선언한 이시하라 지사는 "민주당이 혼란스런 와중에 인기를 얻기 위해 추진하는 난폭하고 졸속적이고 조잡한 행동"이라며 "거래에는 상대가 있는 만큼 (매매가) 그렇게 간단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총선 출마를 검토중인 이시하라 지사는 "도쿄도가 매입한 후 정부에 양도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언급, 센카쿠 열도를 차기 선거에 이용하겠다는 의도를 감추지 않았다.
센카쿠 섬 소유자는 "정부로부터 매입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거래를 하지 않겠다"며 "그러나 도쿄도에는 매각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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