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국내 거주 외국인이다. 은행들이 고졸과 장애인 채용에 이어 다문화 가정의 외국인 채용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채용 문호를 개방하는 차원을 넘어 외국인 대상 마케팅이 점점 중요해지는 현실을 반영한 행보다.
8일 금융권에 다르면 NH농협은행은 이달 중 외국인 직원 6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대상은 한국어와 출신국 언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결혼이주민이다. 농협은행 측은 "국내 최다점포(1,176개)를 갖고 있는 만큼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고객이 많다"며 "시범적으로 경기도 3곳과 경상남도 3곳에 배치한 뒤 점차 확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도 한국으로 귀화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공개 채용에 들어갔다. 중국, 네팔,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몽골,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9개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대졸 이상 학력 소지자가 대상이다. 이들은 외국인 고객이 많은 영업점에 배치돼 통역, 금융상품 안내, 해외 송금 지원 업무를 맡거나 외국인 고객 마케팅 기획 등을 담당하게 된다.
앞서 4월에 기업은행은 국내 은행 최초로 베트남, 중국, 네팔,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온 결혼이주민 12명을 행원으로 채용했다.
은행들이 외국인 직원 채용에 발벗고 나선 것은 국내 거주 외국인이 늘면서 타깃 마케팅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거주 외국인은 141만명으로 이중 결혼 이민자가 10% 이상에 달한다. 향후 외국인 유입에 가속이 붙으면서 결혼 이민자 수가 2020년엔 25만명, 2030년엔 44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추산이다. 은행 입장에서 더 이상 무시하기 힘든 고객군이 된 것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재 22개 외국인 전략점포를 운영 중인데 외국인 손님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소통이 가장 중요한 만큼 다양한 국적 출신의 직원 채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자리 창출로 사회공헌에 적극 나서는 은행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는 점 역시 은행들이 앞 다퉈 외국인 채용에 나서는 이유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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