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등 영국 언론들은 7일(이하 한국시간) 퀸스파크레인저스(QPR)가 박지성과의 이적 계약에 합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QPR구단에서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모레'중대 발표'를 한다고 예고했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이 QPR과 3년 계약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박지성이 맨유 잔류를 포기하고 이적을 결심한 것은 맨유가 가가와 신지(일본)를 영입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 가가와 신지는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팀 미드필드 출신으로 일본 국가대표팀의 상징적인 존재다. 실제 지난달 5일 BBC의 한 기자는 '가가와 신지의 맨유행이 박지성의 미래에 불확실을 가져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박지성은 2011~2012 시즌 애슐리 영 등 경쟁자들에 밀려 정규리그 10경기 선발 출장(교체 7번)해 2골 1도움에 그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눈밖에 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다.
박지성이 새롭게 합류할 QPR은 지난 시즌 17위에 머물러 간신히 챔피언리그(2부) 강등을 면한 하위 팀이다. 그러나 구단 수뇌부는 미래에 대해 웅대한 포부를 갖고 있다. QPR은 올 시즌부터 공격적인 선수 보강과 마케팅으로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QPR은 9일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몇몇 굵직한 선수들의 영입을 추가 발표한다. 일부에서는 새로운 홈 구장으로의 이전 계획 청사진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PR 구단의 잠재적인 재력은 막강하다. 여객 규모 세계 11위인 말레이시아 에어 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과 '인도 철강왕'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락시미 미탈이 구단 지분에 참여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회장이 구단주를 맡고 있고, 미탈의 사위인 아미트 바샤가 부회장이다. 지난 시즌까지 '큰 손'의 면모를 보이지 못했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첼시, 맨시티 부러울 것 없는 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
박지성은 새로운 시대를 겨냥하는 QPR의 상징적인 존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마크 휴즈 감독은 중앙과 측면 미드필더로서 중추적인 임무를 부여할 전망이다. 2005년부터 맨유에서 7시즌을 보내는 동안 EPL 우승 4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이룰 것을 다 이룬 박지성이 QPR의 새로운 시대를 견인한다면 또 하나의 큰 족적을 남기게 된다.
런던=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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