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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통부 장관 "정쟁 없는 중국에 고속철 추월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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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통부 장관 "정쟁 없는 중국에 고속철 추월당해"

입력
2012.07.0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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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러후드 미국 교통부 장관이 미국이 정쟁으로 인해 주요 교통망 건설에서 중국에 추월당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지난달 30일 아스펜 아이디어 축제에 참석한 러후드 장관은 "중국에서는 의사 결정 과정에 단 3명만 참여하나 미국에는 3,000명, 3만명이 간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포린폴리시가 인터넷판에서 5일 보도했다. 그는 "3명이 의사결정을 하는 나라에서는 어느 곳에 철도를 건설할지 정한 다음 자금을 마련해 공사에 들어가지만, 미국에서는 그런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중국이 (교통인프라 건설에서) 보다 성공적"이라고 중국을 칭찬하기까지 했다.

러후드 장관은 정쟁의 책임을 공화당 특히 보수유권자운동 티파티 출신 정치인에게 돌렸다. "2년 전 중간선거에서 (티파티 바람을 타고) 당선된 50~60명의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이 워싱턴에 와서 한 일이라고는 모든 일의 진척을 방해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정부가 무슨 일을 해야 할지에 대한 비전도 제시하지 못한 채 정책을 방해만 했다"고 질타하고 "공화당의 방해가 없는 중국이 (고속철 건설 등에서) 미국을 앞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의사 결정이 빠른 이유로 권위주의 체제와 공화당이 존재하지 않는 점을 들었는데 이는 미국이 권위주의 체제를 지향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결국 공화당의 발목잡기를 비판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러후드 장관은 정쟁의 대가는 결국 미래 세대가 떠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고속철 부문에서) 과거 1위였지만 지금은 23위"라며 "이전 세대는 항상 다음 세대에게 무엇인가를 남겼으나, 지금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줄 것에 대한 빚을 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25년 안에 미국인 80%가 철도를 이용할 상황에서 고속철을 건설하지 않는다면 후대를 속이는 것이 된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각 주들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고속철 사업은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지지부진해진 상황이다. 와이오밍과 플로리다가 연방정부의 고속철 사업 추진을 거부했으며 재정이 고갈된 캘리포니아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다. 반면 중국은 향후 고속철도망을 5만㎞로 확대하기 위해 매년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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