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의 관심 속에 베일을 벗은 '박근혜 캠프'의 특징은 다양한 세력 간의 경쟁과 견제 유도, 그리고 효율적 인적 배치로 요약된다. 이는 2007년 경선 캠프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점들이다. 때문에 새누리당 내에선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007년보다 한 단계 진화된 용인술을 선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선 박 전 위원장은 이번 캠프 인선에서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세력의 인사를 기용했다. 최경환 총괄본부장을 중심으로 한 친박내 신주류와 김종인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대표되는 '견제그룹', 그리고 홍사덕 공동 선대위원장 등 중립 인사들이 고루 배치됐다. 한 친박계 인사는 6일 "최근 급부상한 신주류를 제어할 마땅한 세력이 없는 상황에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을 중책에 기용해 이들을 견제토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분할 통치'(divide and rule) 전략이다.
노선상 보수와 개혁 성향의 인사가 동시에 포함된데다,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포진되면서 자체적인 경쟁 체제도 구축됐다. 다만 다양한 분야와 세력의 인사들이 참여하면서 과열 경쟁에 따른 갈등 유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권 일각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용인술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양한 인사들이 포진했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박 전 위원장과 인연을 갖고 있거나 박 전 위원장과 접촉했던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신뢰와 믿음을 중시하는 인사 스타일에서 비롯된 것이다. 5일 발표된 30명의 캠프 인사 중 3명을 제외한 27명이 박 전 위원장과 한 번 이상 일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 가운데 11명은 2007년 경선 캠프에 참여했었고, 6명은 비대위와 4ㆍ11 총선 당시 손발을 맞춰본 적이 있다. 자니 윤 재외국민본부장은 2007년 경선 때 '박근혜 미주 후원회' 회장을 맡아 박 전 위원장의 미국 방문 시 현지 교민 행사를 주관한 적이 있다.
다음으로 두드러진 특징은 효율성을 추구하는 인사라는 점이다. 캠프 규모가 2007년에 비해 작아졌으며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해 조직을 단순화시켰다. 2007년 캠프와 비교하면 방대했던 조직본부와 직능본부를 슬림화했고, 위원장만 40~50명에 달했던 각 시도별 선거 대책위원회를 이번 캠프에는 두지 않았다. 또 15명에 달했던 선대위 부위원장단도 선대위 부위원장 겸 특보단장 1인으로 확 줄였다. 이상돈 전 비상대책위원이 참여하는 정치발전위원회는 그 전에 없던 기구다. 대체로 언론인 출신 현역 의원들이 맡았던 미디어홍보본부장을 광고 전문가에게 맡긴 것도 눈길을 끈다.
한편 오는 10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공개될 박 전 위원장의 대선 출마 슬로건은 '국민행복과 소통'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행복'은 캠프의 명칭이고, '소통'은 출마 선언 장소로 타임스퀘어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이다. 타임스퀘어는 최대 3,000명의 시민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한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은 전국 각지에 비가 내렸네요. 10일엔 날씨가 좋아서 타임스퀘어 광장에 많은 분들이 와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썼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