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축구가 2012년 런던 올림픽에 화려한 스쿼드를 출전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 최강'의 입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브라질은 한때 축구의 대명사였다.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다고 해도 '무관의 제왕'이 세계 축구의 최정상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이 좋은 예다.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텔레 산타나 감독이 지휘한 브라질 대표팀은 대회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구를 선보인 것으로 평가됐다. 지코, 소크라테스, 팔카오 등이 주축이 된 브라질 대표팀은 조별리그 2라운드에서 이탈리아에 패배하며 정상 등극에 실패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구에 회자될 정도로 인상 깊은 축구를 선보였다.
브라질 축구는 94년 미국 월드컵과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르며 '세계 최강'을 확인시켰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입지가 불안하다. 브라질이 '축구의 대명사'로 통하던 때는 옛 이야기가 되고 있다. 국제 대회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고 스타 플레이어도 없다.
2006년 독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에서 브라질 축구는 무기력했다. 빼어난 개인기로'외계인'이라고 칭송 받았던 호나우지뉴는 독일에서 부진했고, '꽃미남 미드필더' 카카도 국제 대회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코파 2011에서도 무기력했고 뚜렷한 스타 플레이어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 4일 발표된 국제축구연맹(FIFA)의 축구 대표팀 랭킹에서는 11위에 머무르는 수모를 당했다. 93년 FIFA가 축구 대표팀 랭킹을 산정한 이후 브라질 축구가 머문 가장 낮은 순위다.
자국에서 개최하는 2014년 월드컵에 앞서 브라질은 런던에서 '축구 최강'의 입지 회복을 노린다. A대표팀 사령탑인 마누 메네제스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고 A대표팀에 버금가는 화려한 멤버 구성으로 금메달 사냥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FIFA가 주최한 각종 국제 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브라질이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대회가 올림픽이다. 브라질이 런던에서 금메달 획득에 강한 의욕을 보이는 이유다.
6일 발표한 런던 올림픽 최종 엔트리는 금메달을 향한 브라질 축구의 의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네이마르, 엔리케 간수(이상 산토스) 등 브라질 축구의 차세대 간판 스타가 총동원됐고 헐크(포르투), 티아구 실바(AC 밀란), 마르셀루(레알 마드리드)가 '와일드 카드(23세 이하 연령 제한 초과 선수)'로 선발됐다.
눈길은 네이마르에 쏠린다. 당대 최고로 꼽히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조국에 금메달을 안긴 후 승승장구,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네이마르는 메시에 필적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로 꼽힌다. 런던 올림픽은 국제 무대 데뷔전과 같다. 네이마르가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이후 명맥이 끊긴 브라질 축구 슈퍼스타의 대통을 이으며 '세계 최강'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브라질은 이집트, 벨로루시, 뉴질랜드와 본선 C조에서 8강 진출을 다툰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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