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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정의 사람, 이야기] 회고록 펴낸 조현오 전 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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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정의 사람, 이야기] 회고록 펴낸 조현오 전 경찰청장

입력
2012.07.0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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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그를 경찰청장 대신 그냥 '조현오'라고 불렀다. 이름 뒤에 굳이 직함을 붙이지 않아도 그가 누구인지 알았기 때문이다."

조현오(57) 전 경찰청장이 최근 펴낸 회고록 <조현오-도전과 혁신> 책 날개에 실린 지은이 소개 글의 일부다. 유명 연예인도 아닌데 저잣거리에서 이름이 마구 불려지는 상황까지 저렇듯 무한긍정의 힘으로 소화해내는 대단한 자부심이란! 어려운 집안형편 탓에 초등학교 졸업하고 2년을 주물공장에서 '탄 깨는 아이'로 살아야 했던 사연부터 외교관의 길을 접고 경찰에 투신해 총수에 오르기까지 과정, 그리고 안팎의 비난과 반발을 무릅쓰고 추진한 경찰개혁의 성과 등을 꼼꼼히 기록한 책을 관통하는 정서 역시 '자부심과 긍지'로 요약된다. 공감할 만한 내용이 없지 않지만,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저 무한긍정의 자부심은 도대체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오피스텔에서 만난 조 전 청장은 2시간을 훌쩍 넘긴 인터뷰에서도 "대한민국 경찰은 지구상에서 가장 유능하고 헌신적인 경찰"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이나 쌍용자동차 농성 진압을 둘러싼 논란에 관한 질문에도 당당하고 거침없이 답했다. "품위를 잃고 기웃거리지는 않겠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하겠다"며 정계 진출 의지도 감추지 않았다. 그가 숱한 논란을 뚫고 '정치인 조현오'로의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눈은 시퍼렇게 멍들고 이마에 밴드까지 붙인 책 표지 사진이 파격적이다.

경찰청장 시절 개혁의 성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데 도움을 준 이제석 대표(이제석광고연구소)가 디자인을 해줬다. 강남경찰서 외벽의 올빼미 그림, 빵셔틀 운행중지 간판이 그의 작품인데, 정말 광고천재다. 이 대표가 표지 시안을 보여주며 늘 깨지고 두들겨 맞으면서도 꿋꿋하게 헤쳐가는 내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고 하더라. 바로 좋다고 했다. 나는 믿는 사람한테는 전권을 준다. 인쇄 직전 지금 표지와 거기에다 코피까지 터져 흰솜으로 코를 막은 것 두 가지를 보여주길래, 코피는 너무 심했다 싶어 이걸 선택했다.

-화제는 됐지만, 악평도 많다.

무슨 일이든 좋아하는 사람도, 반대하는 사람도 있는 것 아닌가. 경찰이라는 이유만으로 배타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다 신경 쓰면 아무 것도 못한다. 인터넷에 비난 글도 많이 올랐다던데, 잘 만들었다고 격려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처음엔 누님들이 인터넷에서 보시고 전화해 멀쩡한 얼굴에 누가 그런 장난을 쳤느냐, 해킹 당한 거 아니냐 하시더라.(웃음) 서점에 진열된 책을 보니 단연 눈에 띈다. 만족한다.

-고려대 정외과를 나와 1981년 외무고시에 합격했는데 무진 애를 써 90년 경찰로 옮겼다. 왜 그렇게 경찰이 하고 싶었나. 지금보다 경찰에 대한 인식도 안 좋던 시절인데.

어떤 일이 왜 하고 싶으냐, 그건 과학적,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 된다. 딸이 의대 그만 둔다고 해 말리고 말려 억지로 졸업시켰는데, 결국 지금 로스쿨 다닌다. 성향이란 게 있는 것 같다. 어린 시절 집 근처 (부산)동래경찰서에서 금테모자에 제복 입은 경찰들이 우르르 떼지어 나오는 거 보면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다. 줄곧 경찰이 꿈이었다.

-수원 우웬춘 사건으로 퇴임한 지 겨우 두 달인데, 어떻게 그리 책을 빨리 썼나.

외무부 시절부터 공식문서 외에 어떤 사안의 배경이나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걸 남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다이어리도 쓰고 스프링수첩 들고 다니며 그날그날 겪은 일, 생각나는 것들을 꼼꼼히 적었다. 자료가 많아 글 쓰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쓰다 보니 다는 얘기 못하겠더라. 현직에 있는 분들도 있고, 아름답지 못한 일들은 너무 적나라하게 밝힐 수도 없고. 다시 쓴다면 디도스 특검 받은 것 등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차명계좌와 관련해서는 나 혼자 알고 있는 것도 많고.

-가만히는 못 배기는 성격인가 보다. 27일 출판기념회에서 경찰 출신인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도 언급했지만, 공직 떠나니 금세 잊혀질까 조바심이 나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 추호도 없다. 60세 가까이 공직생활 하고도 또 다른 거 해보겠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걸 굉장히 싫어했다. 부산경찰청장 시절 동창회 같은 데서 그만 두면 더 큰 일을 해야지, 그런 얘기를 하도 듣다 보니 생각이 좀 바뀌긴 했다. 그래도 13만 경찰의 총수까지 지낸 사람으로서 품위를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그런 차원에서 민간기업이나 로펌에는 안 간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지금은 청소년폭력예방재단과 한국교총의 고문을 맡아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 일만큼은 평생 힘닿는 데까지 계속할 것이다.

-경찰을 한 발짝 떨어져서 보니 현직 때와 달리 보이는 부분도 있지 않나.

경찰들이 저렇게 고생하는데 왜 인정을 못 받나 하는 안타까움이 더 깊어졌다. 책을 서둘러 낸 것도 후배들에게 자긍심 심어주고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서였다. 우리 경찰 참 많이 달라졌다. OECD에서 발표한 국가행복지수를 보면 한국은 11개 지표 중 치안이 10점 만점에 9점으로 두 번째로 높다.(그는 이밖에도 책에 쓴 치안 관련 각종 수치 자료들을 줄줄이 읊었다) 경찰의 원죄인,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부패, 인사부정, 무능 등은 이제 극히 일부의 문제다. 주말, 명절도 없이 밤새워 일해 세계적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치안을 유지하는데도 옳은 처우도, 제대로 된 평가도 못 받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왜 인정을 못 받는다고 생각하나.

현재 시점에서 가장 결정적인 것은 무능하고 무성의한 모습을 보여준 수원 112 사건과 부정부패에 찌들어 있는 듯 비쳐진 이경백 사건, 이 두 가지다. 우웬춘 사건은 욕 들어먹는 거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데 경찰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나, 한번쯤 생각 안 해봤나. 미국은 112신고센터에 8개월 교육시켜 투입하는데, 우리는 발령 내서 바로 투입한다. 당시 112요원 B경사가 전화 받는 순간 머리 속이 하얘졌다고 하더라. 제대로 교육을 못 시킨 결과다. 책임을 통감한다. 문제를 알면서도 조치를 못했다. 왜? 그러려면 인력이 대폭 증원돼야 한다. 서울 경찰이 2만5,000명인데, 인구도 치안수요도 더 많은 경기는 1만8,000명밖에 안 된다. 제대로 된 경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인력과 장비부터 대폭 보강해야 한다.

-대통령의 애정도 각별했다는데, 재임 중에 해결했어야 할 일 아닌가.

발버둥쳤다. 하지만 금융위기에다 복지정책 문제로 사회전체가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공무원 정원을 동결하다 보니 안됐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에선 경찰 1인당 인구가 333명인데, 우리는 500명, 경기는 600명이 넘는다. 일본을 포함한 5개국의 GNP 대비 치안 예산이 0.93%인데, 우리는 0.42%다. 내가 경기경찰청장으로 있을 때 엄청난 내부 반발을 무릅쓰고 성과주의를 밀어붙였는데, 그게 강호순 사건 여파로 할 수 없이 한 거지, 계속 그런 미봉책으론 못 버틴다. 2008년 안양 혜진ㆍ예슬양 납치살해 사건을 비롯해 경기 지역에서 계속 일이 터졌다. 투자 안 하면 또 터진다. 100% 장담한다.

-이경백 사건으로 경찰비리 드러난 건 맞지 않나.

이경백이 십수년 동안 공무원들 다 매수하고 성매매 알선하고 했던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경찰이다. 연루된 경찰 10여명을 잘라냈다. 그런데 언론보도가 나가면서 경찰만 비리집단으로 비쳐졌다. 제 살을 깎아내는 노력을 한 것이 도리어 부메랑이 돼 욕을 먹으면 누가 자정 노력을 하겠나. 39개 국가기관, 특히 규제행정기관 14개 가운데 경찰이 가장 청렴한 기관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 이런 기조를 잘 이어갈 수 있게 격려해줘야 한다.

-책에도 썼지만 파면, 해임을 많이 해 '조파면' '해파리'로 불렸다. 그런데 경찰청장 청문회 당시 문제가 됐던 본인의 위장전입에 대해선 어물쩍 넘어갔다.

그때도 인정했지만 할 말이 없다. 분명히 잘못 됐다. 그렇지만 내가 그런 흠이 있다고 경찰조직의 잘못을 방치하고 손도 대지 말아야 하나.

-개혁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엄격한 잣대를 대면 경찰총수로서 자격미달 아닌가.

국회에서, 청와대에서 그렇게 결정했다면 할 수 없었겠지만, 통과되지 않았나.

-서울경찰청장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관련 발언으로 유족에게 고소당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책에는 당시 발언의 맥락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는데.

2010년 3월 31일 경찰기동대 강연에서 한 말인데, 닷새 전 천안함 폭침 사건이 있었고, 촛불집회 2주년, 5ㆍ18, 노 대통령 서거 1주기 등을 앞두고 불법폭력시위 우려가 컸던 때다. 시위현장에 나가 보면 시위대가 경찰에게 손가락질 하는 건 예사고 욕하고 침까지 뱉는다. 젊은 대원들이 이런 모욕을 당하면 내가 왜 이러고 있나, 기동복 벗어 던지고 저들과 함께 정의를 부르짖는 게 옳지 않을까, 이런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다. 그래서 정신교육이 필요한데,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죽창 휘두르고 가래침 뱉고 공격하는 사람들이 뭐 때문에 거리로 뛰쳐나오는가,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하신 게 안타까워 나왔는데, 노 전 대통령이 뭣 때문에 돌아가셨나, 그걸 설명하다가 (서거 전날 차명계좌가 발견됐다는) 얘기를 하게 된 거다. 도덕적으로 우리가 밀릴 게 없다, 우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길거리에서 지켜내는 숭고한 사명감을 가진 경찰이라는 자긍심을 심어주려고 한 거다.

-그런 발언을 한 걸 후회한다고 했는데.

유족들께 송구스럽다 여러 번 얘기했다. 지난 5월 9일 1차 검찰 조사 받고 나올 때 기자가 그 발언을 후회하냐고 묻길래 당연히 그렇다고 했다. 그런 말 안 했으면 검찰 조사 받을 이유도 없고, 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를 이유도 없었으니까. 그런데 차명계좌가 없는데도 있다고 거짓말 했다고 이상하게 해석돼 보도됐다. 검찰도 계속 차명계좌 없다, 10만원 수표 20장 달랑 200만원 든 계좌 갖고 뻥튀기했다고 그러고, 불구속 기소할 거라는 얘기도 나오고…. 내가 죄가 없다고 백일하에 드러나게 돼도, 내가 맞지 않았냐, 뭘 잘못했냐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다. 여전히 후회한다. 송구스럽다. 하지만 그건 감정과 정서 차원의 문제다. 검찰 조사에서는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 죄가 있는지 없는지 밝혀내야 하는 건데, 사실을 왜곡해서 죄를 덮어씌우려 하면 되나. 검찰이 그렇게 한다면 대한민국에 사법정의는 존재하지 않는 거다.

-차명계좌의 존재를 검찰 관계자 2명한테 들었다, 이게 전부인가.

전언이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구체적인 얘기는 안할란다.

-결국 물증이 없다는 말 아니냐.

아, 물리적 증거를 내가 어떻게 갖고 있을 수가 있나. 재판이 되면 법원에서 우리은행 측에 2009년 3월에서 5월 사이 대검 중수부에 제출했던 자료 전부 다 달라, 이러면 우리은행에서 자료 제출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법원에서 국세청이나 금융감독원에 촉탁으로 하든지 직권으로 계좌추적 하면 금방 드러난다. 빠르면 열흘, 늦어도 보름 안 넘어간다. 차명계좌 있다는 게 드러나면 그걸로 끝나는 거다. 검찰 주장대로 차명계좌가 없다면 당연히 내가 처벌 받는 거고.

-들은 얘기만 갖고 어떻게 확신을 하나.

직접 못 봤으면 다 못 믿는 건가. 여기 어떤 사람 부모가 있는데, 부모가 니 낳는 거 봤나, 못 봤는데 어찌 믿나, 뭐 이러는 거냐.

-그건 DNA 검사 하면 나오지 않나. 적절한 비유가 아니다.

그럼 DNA 검사 없던 시절엔 (부모라고) 안 믿었나. 직접 본 것만 믿을 수 있다는 건가.

-전언이라는 게 중간에 뻥 튀겨 질 수도 있지 않나.

서울경찰청장이 거짓말을 했다? 나는 거짓말하는 것 굉장히 싫어한다. 혐오한다. 우리 직원들한테도 범죄꾼 상대로라도 거짓말 절대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럼 누구한테 어떤 상황에서 그런 얘기를 들었는지를 밝혀야 할 것 아닌가.

나는 차명계좌 존재를 건드리는 게 대한민국 누구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고소를 취하하게 하기 위해 엄청 노력했다. 유족분들과는 상당히 이야기가 진전 됐는데 마지막 한두 사람 때문에 안돼서 여기까지 왔다.

-경기경찰청장 시절인 2009년 8월 쌍용자동차 점거농성 진압한 것을 '가장 자랑스런 업적'이라고 꼽았다. 그 후 22명의 해고자와 가족이 목숨을 잃었는데, 좀 심하지 않은가.

거꾸로 한번 물어보자. 쌍용차가 뭐 때문에 그런 일이 발생한 거냐.

-정리해고 문제는 여전히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면 나하고 얘기가 안 된다. 경쟁력이 떨어져서 파산 직전에 몰린 회사가 회생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돈 주는 쪽에선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정리해고 요구하는 게 현실 아니냐. 전주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안 된다고 할 수 있나. 내가 노사 양측을 중재하면서 잡셰어링으로 접근했는데 양쪽 다 씨도 안 먹혔다. 파산하면 (하청업체까지) 10만명 이상이 길거리로 나앉게 되는데, 그에 비하면 정리해고자는 소수다. 다 죽을 순 없지 않나. 더 심각하고 본질적인 문제가 공장을 점령하는 등 불법폭력 행위가 벌어졌는데 경찰이 속수무책으로 방치한다면 그런 경찰이 뭐 때문에 필요한가.

-진압 직전 강희락 당시 경찰청장이 진입을 반대해 할 수 없이 청와대에 직접 연락해 허락을 받아냈다고 책에 썼다. 항명으로 비쳐질 수도 있는 사안인데.

청장이 잘못 판단을 한 거다.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결정을 받았는데 그게 어떻게 항명인가. 상관이 잘못된 판단을 했다면 그걸 바로잡을 길을 당연히 찾아야 하는 거 아닌가. 진압 이후 강 청장도, 총리도, 행안부 장관도 다 잘했다고 했다.

-진압 과정에서 경찰의 폭력이 과도했다는 비판도 있다.

현장을 모르는 얘기다. 사람이 죽는 게 낫냐 좀 다치는 게 낫냐. 당시 경찰청에서 테이저건이나 다목적발사기도 사용하지 말라고 했지만 나는 강행했다. 부하들을 사지로 몰아넣으면서 정당한 장비 사용을 금하는 게 말이 되나. 그거 사용 안 했으면 몇 명이 죽든지 중상을 입었을 거다. 최선은 아니더라도 최악은 피하는 것이 현장 지휘자의 기본 덕목이다. 눈치 보느라 어정쩡하게 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 욕 안 먹으려고 법과 규정 따져가며 잘못된 거 붙들고 있다가 사람 죽게 만들고 사람 불 타게 만들고 그러면 되겠나.

-그런 측면에서 보면, 다큐 '두 개의 문'으로 다시 주목 받는 용산참사는 잘못된 진압이라고 볼 수 있겠다.

얘기 안할란다. 나하고는 직접 상관도 없고, 우리 경찰이 관련된 일인데….

-정계 진출설이 나돌고 있는데.

경찰총수를 지낸 사람으로서 품위를 잃지는 않겠다. 기회가 자연스럽게 주어진다면 마다하지 않겠다.

-품위를 잃지 않는 선이란.

어디 출마하고 싶다고 지역에 내려가서 활동하고 관리한다든가, 유력 인사 만나서 로비를 한다든가, 이러지 않겠다는 거다. 전전긍긍하면서 여기저기 기웃거려가며 하고 싶지는 않다. 나를 필요로 해서 그런 요청이 온다든지 하면 기꺼이 하겠다는 거다.

-요즘 3선,4선 의원들도 떨려나가는 판에 가만히 있으면 오라고 할까.

나는 가만히 있는데도 해달라는 사람이 있더라. 현직에 있을 때 얘기지만.

-부산에서 출판기념회(4일)를 여는데, 부산 출마를 염두에 둔 것 아닌가.

전혀 없다고는 얘기 못하겠지만, 선거에 초점을 맞췄다면 왜 지금 책을 냈겠나, 보궐선거 직전에 내지. 내가 그 정도로 바보가 아니다. 가시화시킬 만한 선을 넘게 되면, 욕 들어먹더라도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열정적으로 하겠다.

이희정선임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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