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가족ㅣ오미경 지음ㆍ조승연 그림ㅣ한겨레아이들 발행ㆍ초등고학년ㆍ9000원
섬마을 스캔들ㅣ김연진 글ㆍ양정아 그림ㅣ살림어린이 발행ㆍ초등고학년ㆍ9500원
괜히 울뚝불뚝 성질이 나고 절망스러운 마음이 지하를 뚫을 것처럼 감정 기복이 심한 초등학교 고학년.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사춘기로 마음이 요동을 치는 시기다. 5, 6학년 용으로 나온 이 책들은 열세 살 사춘기 소녀들이 성장통을 겪으며 커가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담아냈다.
은 2대가 살고 있는 단오네 가족들이 각자 아픔을 극복하는 이야기다. 단오네 집 가족은 하나 같이 앞가림에 급급하다. 인생의 최고 가치를 재미에 두는 소설가 엄마의 뜻에 따라 무작정 시골로 이사를 간 것부터가 단오의 불만이었다. 단오날 낳았다고 단오라고 이름을 지은 사람도 엄마다. 사진작가인 아빠는 찍은 사진들이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괴로워하며, 할아버지는 왕년에 미아리 백구두로 이름을 날리다 이젠 치매에 걸렸다. 의지할 건 포근하고 지혜로운 할머니뿐이다.
제자리를 못 찾는 가족들과 살다 보니 속이 깊어진 단오지만 첫 생리를 하고, 전학간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등 감당하기 힘든 일로 심란하기만 하다. 엄마는 남들의 콧방귀 속에서도 외양간을 북카페로 만들고, 아빠는 할아버지를 모델로 한 사진으로 전국사진대회에서 대상을 타는 등 가족들 모두 제각기 새로운 희망을 찾아낸다. 단오 역시 자신을 돌봐주지 않는 가족에게 서운함이 가시지는 않지만 인생에 사춘기는 한번만 오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부쩍 성장한다.
은 재혼가정의 사춘기 소녀가 자연스럽게 가족을 이루고 그 과정에서 한뼘 성장하는 내용을 잔잔하게 담았다. 다율이는 새 엄마가 생겨 은근히 기대를 해보지만 바쁜 엄마가 좀처럼 자신에게 관심을 쏟지 않자 더 큰 상처를 받는다. 그러다 새로 생긴 외할머니가 사는 섬마을에서 지내게 되고 살갑게 대해주는 외할머니에게 마음이 끌린다.
다율이는 외할머니가 글자를 모른다는 걸 알고 한글을 가르치고 할머니는 뒤늦게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면학의 열정은 외할머니를 넘어서 이웃할머니들에까지 이르지만 학교는 재학생 수가 너무 적어서 폐교 위기에 처한다. 이에 항의하는 할머니들은 유모차를 끌고 교육청으로 몰려간다. 피를 나누지 않은 새로운 가족들이 끈끈한 정을 느끼며 마음의 빗장을 열고 진정한 가족이 되는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2회 살림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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