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회화 거장 카라바조(본명 미켈란젤로 메리시ㆍ1571~1610)의 초기 스케치 100여점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카라바조 회화의 밑그림이 됐던 이들 작품의 가치를 약 7억유로(9,900억원)로 추정했다.
이탈리아 롬바르디주 브레지아박물관 학예팀은 카라바조의 스승 시모네 페테르차노(1540~1596) 등의 작품 1,378점을 최근 2년 동안 조사한 결과 이중 100여점이 카라바조의 스케치라고 주장했다. 이들 작품은 대부분 밀라노 스포르체스코성에서 발견됐다.
박물관 학예사 모리지오 베르나르델리 쿠루즈 게리에리는 "밀라노 태생인 카라바조가 로마로 가기 전 페테르차노 수하에서 습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격적이고 사실적인 인체 묘사로 주목받았던 카라바조의 특징이 스케치에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스케치 중 80여점은 카라바조의 대표작인 '사울의 개종'(1600), '엠마오의 저녁식사'(1606),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1599) 등에 나오는 인물과 유사하다.
극적인 명암과 사실적인 묘사로 유명했던 카라바조이지만 삶은 불행했다. 28세에 이미 로마에서 그림 값이 가장 비싼 화가로 꼽힐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음주, 도박, 폭행 등 기행을 일삼았으며 1606년 살인 혐의를 받고 로마에서 쫓겨나 나폴리와 몰타 섬 등을 전전하다 말라리아에 걸려 1610년 39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현재 남아있는 카라바조의 작품은 70~80점으로 추정된다. 그의 작품은 루벤스, 렘브란트, 벨라스케스 등에 영향을 끼쳤다. 카라바조의 스케치와 친필 서명이 든 문서 등은 6일 전자책으로 발간된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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