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미공군기지(K-55) 소속 미군 헌병들이 경찰의 제지에도 시민 3명에게 수갑을 채워 물의를 빚고 있다. 경찰은 미 헌병들의 불법성 여부가 확인되면 국내법에 따라 이들을 사법처리 한다는 방침이다.
6일 경기 평택경찰서 등에 따르면 5일 오후 8시쯤 경기 평택시 신장동 로데오거리를 순찰하던 미 헌병 3명과 상점을 운영하는 양모(35)씨 사이에 주차문제를 놓고 시비가 붙었다. 이 과정에서 헌병들이 수갑을 채우려 하자 양씨가 반항했고, 주변에 있던 다른 헌병 4명이 달려와 양씨를 엎드리게 한 뒤 수갑을 채웠다. 헌병들은 또 길을 가다 이를 목격하고 항의한 신모(52)씨 역시 수갑을 채웠다. 시민 신고로 송탄파출소 경찰관 4명이 오후 8시 35분쯤 출동해 수갑을 풀라고 했지만 미 헌병들은 이를 무시했다.
미 헌병들은 양씨와 신씨를 150ｍ 떨어진 K-55 정문까지 데려 갔고, 뒤따라와 항의한 양씨 동생(32)에게도 수갑을 채웠다. 미 헌병들은 이들과 40분간 실랑이를 벌이다 경찰의 요구에 수갑을 풀어주고 부대 안으로 들어갔다.
사건 직후 송탄파출소에서 1차 조사를 받은 헌병 3명은 “공무수행 중인데 공격을 해 정당방위 차원에서 수갑을 채웠다. 우리도 머리와 팔을 맞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6일 당시 현장에 있던 미 헌병 7명을 조사하기 위해 K-55에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이에 불응하자, 외교부를 통해 미군 측에 이들의 출석을 공식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영외에서는 정당방위라도 우리 시민에게 수갑을 사용할 권한이 없다”며 “조사를 해 국내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평택=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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