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도부터 난이도에 따라 AㆍB형으로 나뉘어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형태로 첫 연합평가를 실시한 결과, 영어의 경우 난이도가 낮은 A형은 5명 중 1명만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ㆍ수학은 인문ㆍ자연계열에 따라 AㆍB형을 선택하기 때문에 고른 선택을 받았지만, 영어 A형의 경우 교육현장에서 외면 당할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ㆍ수 고른 선택, 영어는 A형 외면
지난달 7일 서울시교육청 주관으로 시행된 고교 2학년 대상 전국연합학력평가에는 전국 55만2,829명이 응시했다. 국어와 수학은 어려운 B형에 동시에 응시할 수 없어 인문계의 경우 국어 B형, 수학 A형을 선택하고 자연계는 국어 A형, 수학 B형을 선택하는 양상이 뚜렷했다. 국어와 수학은 쉬운 A형이 각각 51.7%, 61.8%로 B형보다 많았다. 반면 영어는 B형 응시자가 77.6%, A형 응시자는 21.9%(결시율 0.5%)였다.
이처럼 영어 A형이 외면 받은 이유는 주요 중ㆍ상위권 대학들이 대부분 영어 B형 점수를 요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검색하기">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35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 29개 대학이 영어 B형을 반영할 예정이다. 이들 대학의 국-수-영 과목의 난이도 유형 조합이 인문계열은 'B-A-B', 자연계열은 'A-B-B'형태였다.
영어는 AㆍB형 점수 차이도 극심
국어와 수학의 경우 AㆍB형 선택 학생간 점수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영어는 차이가 컸다. 영어의 경우 A형은 거의 하위권 학생만 선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되며, 이들에게는 영어 A형이 어려운 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등급 구분 점수는 국어 A형 93점(표준점수 130점), 국어 B형 95점(표준점수 128점), 수학 A형 87점(표준점수 139점), 수학 B형 97점(표준점수 134점)이었다.
반면 영어는 1등급 구분 점수가 A형 65점(표준점수 143점), B형 96점(표준점수 134점)으로 30점 이상 차이가 났다. 영어 A형 만점의 표준점수는 188점으로 영어 B형 만점의 표준점수 137점보다 51점이나 높았다.
수험생, 대학 선택권 제한 논란
학생들의 난이도 유형 선택과 채점 결과가 공개되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어 A형의 경우 대학 및 고교 교육 현장에서 외면당하고, 중하위권 학생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하위권 대학들은 AㆍB형을 모두 반영하고 B형에 가산점을 줄 가능성이 높은데 중하위권 학생들은 자기가 갈 수 있는 대학과 유형 가산점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계속 AㆍB형 사이에서 고민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대학들이 AㆍB형을 고르게 선택한다고 해도 문제가 있다. 메가스터디 손은진 전무는 "대학마다 AㆍB형 반영이 달라 내가 가고 싶은 대학 몇 군데가 서로 다른 형을 요구하면 지원을 못할 수도 있다"며 "2008년 수능등급제처럼 한 번 치르고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한편에서는 나온다"고 전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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