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의 배경이 된 광주 인화학교에서 청각장애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 행정실장에 대해 법원이 검찰의 구형보다 높은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광주지법 형사 2부(부장 이상현)는 5일 여자 원생의 손발을 묶고 성폭행한 혐의(강간치상 등)로 기소된 인화학교 전 행정실장 김모(63)씨에 대해 징역 12년과 전자장치 10년 부착, 신상정보 공개 10년을 선고했다. 이는 검찰이 김씨에 대해 징역 7년과 전자장치 부착 10년을 구형한 것보다 높은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학생을 보호해야 할 행정실장이 피해자가 저항하거나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기 어려운 장애인이라는 점을 노리고 범행한 것은 매우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해자와 목격자 모두 신체ㆍ정신적 충격으로 학교를 자퇴하고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인데도 김씨는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도 없고, 용서받으려 하지도 않은데다 범행을 부인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2005년 4월 인화학교 행정실에서 원생 A(당시 18세)양의 손발을 끈으로 묶고 성폭행하고 이를 목격한 원생 B(당시 17세)군을 음료수병과 둔기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2006년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지난해 영화 '도가니' 상영 이후 경찰의 재수사로 구속됐다.
한편 광주인화학교사건해결과 사회복지사업법개정을위한 도가니대책위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화학교 성폭력 가해자 중형 선고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ㆍ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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