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 조직을 냉동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이식하는 방법으로 생식 기능이 떨어진 여성들도 임신할 수 있게 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 세인트루이스 성누가병원 셔먼 실버 박사팀은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럽인간생식발생학회(ESHRE)에서 난소 이식술로 태어난 아이들이 2003년 이래 전 세계적으로 28명에 이른다고 보고했다.
의료진은 여성의 몸에서 난소 조직을 떼어내 냉동한 다음 임신하고 싶을 때 녹여서 다시 이식했다. 현재까지 성누가병원에서만 11명이 이 시술을 받았는데, 그 결과 40대 이상의 여성들도 자연 임신에 성공했다. 대부분은 자기 난소를 이식했지만 일란성 쌍둥이로부터 난소 조직을 기증 받은 경우도 있었다. 7년 전 쌍둥이 자매의 난소 조직을 이식 받은 38세 여성은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낳았으며 현재까지 생식 기능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진은 당초 냉동 난자의 기능이 몇 개월에서 최대 몇 년 정도만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 수십 년 이상 보관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버 박사는 녹인 난소가 얼리기 전과 같이 "싱싱하게"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방법으로 폐경도 무한정 미룰 수 있다. 젊었을 때 난소 조직을 얼려놨다가 폐경이 가까웠을 때 이식하고 그 후 매 십 년마다 한번씩 이식하면 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폐경 후 골다골증 심혈관질환 우울증 등 각종질환에 시달리는 여성들에게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연구진은"사회적 안정을 위해 결혼과 출산을 미룬 현대 여성들이 더 이상 생체 시계에 매일 필요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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