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5일 중국 오지에서 뜻 깊은 행사를 가졌다. 중국 서북부에 취이한 닝샤(宁夏)후이족자치구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완공한 것.
그러나 링우(灵武)시 바이지탄(白芨滩) 자연보호구에 설치된 태양광 시설은 한화가 수주해서 지은 것이 아니라, 100% 기증한 것이다. 이 태양광시설은 시간당 80㎾의 전력을 생산해, 이 곳의 사막화 방지에 투입된다.
링우시는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심혈을 기울이는 서부대개발의 전략적 요충지다. 하지만 사막화 진행속도가 빨라 중국정부가 집중 관리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링우시가 사막화를 막기 위해 855만㎡ 규모의 조림사업을 추진 중인데, 이 태양광 발전설비에서 생산된 전력은 묘목을 키우는 양묘장에 공급된다.
한화는 이번 태양광 설비기증으로 두 가지 큰 효과를 얻게 됐다. 중국의 공익사업에 참여함으로써 기업이미지를 높일 수 있게 됐고, 무엇보다 '태양광 간판기업'으로 글로벌 무대에 각인시킬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번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는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 최초의 사막화 방지 사업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창원에서 열린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10차 총회에서 모범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홍기준 한화솔라원 부회장은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는 친환경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국내외 저탄소 환경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2~3년 전만해도 전세계적으로 태양광 열풍이 불었지만,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그 열기는 빠르게 식었고 현재 상당수 기업들이 태양광투자를 보류한 상태다. 이 점에서 한화는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투자를 지속하는 거의 유일한 기업으로 꼽힌다.
태양광 투자는 김승연(사진) 회장의 직접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일각에선 "장래성이 불투명한 사업에 한화가 너무 올인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결국 태양광시대는 올 것이고 그 때쯤이면 막대한 선행투자의 결실을 얻게 될 것"이란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한화는 이미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태양전지(셀)-모듈-발전에 이르기까지 태양광 사업 전 분야에서 수직 계열화를 이룬 상태다. 태양전지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은 한화케미칼이 내년 하반기부터 생산에 들어가 2014년 이후 연간 5,000억원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모듈생산업체인 한화솔라원은 세계 4위권의 생산량을 기반으로 일본시장에 진출했으며,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도쿠시마(徳島)현에 건설하는 태양광발전소에 5.6㎿의 모듈을 전량 공급한다. 또 최근 이탈리아에 47㎿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기로 했고, 지난달에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태양광 발전소(17.6㎿) 건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유럽시장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일시적인 경기등락에 관계없이 태양광을 미래전략 사업으로 꾸준히 추진해나갈 것"이라며 "조만간 선행투자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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