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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시' 주연 김명민, 연기 본좌로 불리는 이 남자 "아직도 수없이 좌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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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시' 주연 김명민, 연기 본좌로 불리는 이 남자 "아직도 수없이 좌절해요"

입력
2012.07.05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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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 나는 배우요? 많아서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어요. 흔히 연기파 배우라고 불리는 배우들 전부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김명민(40)은 스스로에게 가혹한 배우다. 연기 잘한다는 칭찬을 들을 때마다 '난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자신을 채찍질한단다. 연기상 단골 후보인 그가 생각하는 좋은 연기란 어떤 것일까.

4일 만난 김명민은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이라는 공간을 뚫고 그 인물의 감정이 고스란히 보는 사람에게 전달되는 연기를 해야 좋은 배우"라고 했다. 정작 자신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다. "나는 연기 감이 없나 보다라고 느끼는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했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부터 영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까지 천의 얼굴로 많은 사랑과 찬사를 받아온 김명민이지만, 그에게도 늘 반짝이는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올 초 개봉한 영화 '페이스메이커'는 전국 46만명을 모으며 흥행에 참패했다.

"배우로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마음이 그렇게 무겁진 않습니다. 제작 과정이나 환경에서 생기는 문제는 배우의 힘으론 안 되는 부분도 있더군요."

1996년 SBS 공채로 연기를 시작한 이래 올해로 배우 생활 17년째. 그는 "좋아하는 일,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으니 배우는 내게 행복한 직업"이라고 했다. 배우라는 직업이 고통스러울 때도 있을 터. "말도 안 되는 헛소문으로 나뿐만 아니라 가족이 힘들어 할 때"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 언뜻 주름이 지나갔다.

배우로서 최고의 순간을 묻자 그는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촬영때 명량해전 연설 장면을 꼽았다. 당시 그는 역류성 식도염 등으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쓰러지기 직전이었지만 대본 10쪽에 달하는 장면을 한 번에 연기했다. "연기하며 좌절하고 자학하는 순간은 수도 없이 많다"며 가장 힘들었던 때로는 10여년 전 영화 세 편이 연이어 무산됐을 때를 떠올렸다.

김명민의 새 작품은 5일 개봉한 영화 '연가시'다. 숙주의 뇌를 조종해 물 속에 뛰어들어 익사하게 만드는 기생충 연가시를 소재로 한 재난영화. 그는 연가시에 감염된 가족을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리는 삼류 제약회사 영업사원 재혁 역을 맡았다. "인물보다 연가시라는 낯설면서도 흥미로운 소재, 그 소재가 누군가의 음모와 연결돼 있다는 점에 끌렸습니다."

'연가시'의 재혁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아등바등 사는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배우'라는 화려한 직업을 갖고 있지만 그 역시 "아이 교육 문제와 노후 대책이 첫 번째 걱정"인 평범한 가장이다. "초등학교 2학년인데 너무 불쌍해요. 놀 시간이 없잖아요. 친구들도 모두 학원에 다니니 안 보낼 수도 없고. 기러기 아빠가 되기는 싫은데 아이를 유학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입니다."

2012년은 김명민에게 매우 바쁜 한 해가 될 듯하다. 현재 막바지 촬영 중인 영화 '간첩'에 이어 10월경 방송될 SBS 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에도 출연한다. "많이 찾아주실 때 고마운 마음으로 열심히 해야죠. 안성기 선배처럼 국민배우가 될 자신도 없는데 저를 찾는 사람이 없으면 연기를 그만둬야 하지 않겠습니까. (웃음)"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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