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20대 여성 살인범 우웬춘(42)씨가 지난달 수원지법으로 향하던 호송버스 안에서 구치소 수감자와 몸싸움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우씨가 차창 밖 여성 행인들을 힐끔거리며 웃는 모습에 한 40대 수감자가 격분한 것이 발단이었다.
4일 수원구치소 등에 따르면 몸싸움은 지난달 22일 오후 1시 50분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구치소에서 2㎞ 정도 떨어진 수원지법으로 향하던 호송버스 안에서 일어났다.
지난달 15일 1심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된 우씨는 추가 조사를 위해 호송버스에 탔다. 우씨는 수감된 이후 줄곧 독방을 사용해 다른 수감자들과 부딪힐 일이 없었지만 이날 호송버스에는 다른 수감자 20여명과 함께 승차했다.
당시 우씨는 오른쪽 맨 뒷자리에 혼자 앉았고, 마약사범으로 수감된 이모(45)씨는 우씨 앞줄 왼쪽에 있었다. 우씨를 유심히 지켜보던 이씨가 "너 우웬춘 맞냐? 다리 흔들지 말고 반성하고 있어"라고 하며 발로 그를 툭 차자 우씨는 발끈해 자리에서 일어나 이씨에게 달려들었다. 순간 몸싸움이 벌어졌지만 버스에 있던 교도관들이 제재해 큰 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이씨는 사건 이후 진상조사에서 "나도 죄인이지만 여성 행인을 보면 피식 웃고, 왼쪽 다리를 건들건들 흔드는 모습에 화가 나 그랬다"고 진술했다. 구치소 내 폭행사건은 쌍방 징벌 대상이지만 우씨는 "맞은 적이 없다"고 말해, 구치소 측은 징벌 없이 훈계 조치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씨는 "다른 수감자들은 당시 수갑과 포승으로 결박된 뒤 서로서로 다시 묶는 연승을 당했지만, 우씨는 연승이 되지 않았다" 며 "살인범이 호송버스 안에서 다른 수감자에게 달려 든다는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원구치소 관계자는 "우씨는 교도관이 1대 1로 감시하고 있다"며 "당시 상황은 사소한 몸싸움 정도였다" 고 해명했다.
수원=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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