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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이 점찍은 드라마는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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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이 점찍은 드라마는 뜬다?

입력
2012.07.0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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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추적자' 시청률이 얼마나 나왔지? 박근형, 손현주, 김상중 진짜 연기 잘 하던데."

조준희 IBK기업은행장은 요즘 직원들과 만날 때면 드라마 반응을 묻곤 한다. 특히 범죄수사물로 인기몰이 중인 '추적자'와 '유령'중년 남자들의 로맨스를 다룬 '신사의 품격'이 주 관심대상이다. 저녁 약속이 있어도 틈틈이 휴대폰으로 드라마를 챙겨본다.

단지 조 행장이 드라마 광이라서가 아니다. 기업은행이 이들 드라마에 자막광고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막광고란 드라마가 끝나고 예고편이 나가는 동안 기업 로고 등 광고 문구가 등장하는 것이다. 비용은 편당 200만~300만원으로 드라마 도중 기업 이미지, 상품 등을 노출시키는 간접광고(PPL)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PPL은 통상 20회 노출에 1억5,000만원에서 많게는 3억원이 든다. 대박 드라마의 자막광고는 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틈새 시장인 셈이다.

기업은행은 2006년부터 '주몽'을 시작으로 자막광고를 내보냈다. 이후 '제빵왕 김탁구' '시크릿 가든' '해를 품은 달' '뿌리 깊은 나무' '빛과 그림자' 등 열 편 이상의 드라마에 자막광고를 실었는데 대부분 30~50%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대박 행진이 이어지자 광고 업계에선 다른 기업들이 투자 전에 "기업은행도 광고 하느냐"를 물어 드라마 성공 여부를 가늠해 볼 정도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광고모델 출신 등 이색 경력자가 소속된 문화콘텐츠 지원사업팀이 시나리오와 제작진, 출연배우 등을 검토한 뒤 자막광고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데 조 행장도 마무리 단계에서 실무진이 놓친 드라마를 추가로 선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2010년 인기 스타 한 명 없이 시청률 50%를 돌파했던 '제빵왕 김탁구'와 현재 방영중인 '추적자'가 조 행장이 콕 찍어 대박이 난 대표작이다.

이처럼 기업은행이 자막광고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경쟁 은행들은 잠잠한 편이다. 올 상반기 외환은행이 자사 모델인 배우 하지원이 주연을 맡은 '더킹투하츠'에 자막광고를 내보낸 게 전부일 정도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자막광고를 하는 기업들이 주로 치킨 등 음식업체이거나 생활용품 제조사다. 때문에 이들과 나란히 브랜드가 노출되는 게 은행의 이미지 제고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이 여전히 우세하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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