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윤석민은 지난해 4관왕에 오르며 국내 프로야구 최고 에이스로 우뚝 섰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현역 시절 최고로 군림했던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 감독이 KIA 새 사령탑으로 부임해 천군만마를 얻었다.
부푼 기대를 안고 시즌을 맞이했지만 초반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잘 던지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면서 기복도 심해졌다. 결국 선 감독은 지난달 13일 윤석민을 2군에 내려 보냈다. 오른 팔꿈치 염증이 이유였지만 휴식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2주간 쉰 윤석민은 지난달 27일 LG전에 1군 마운드에 올라 5이닝 3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따냈다. 고비마다 삼진 8개를 솎아내 위기 관리 능력을 보였다.
감을 찾은 윤석민이 4일 광주 두산전에서 8이닝 4안타 무실점 호투로 에이스의 부활을 완벽히 알렸다. 윤석민은 두산 선발 김선우와 팽팽한 투수전을 벌였다. 큰 위기 없이 이닝을 마무리해 양 팀의 경기 속도는 빨랐다.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지던 8회초 윤석민은 6번 양의지와 7번 이원석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ㆍ3루 위기에 놓였다. 흔들릴 법 했지만 침착했다. 8번 고영민을 2구 만에 2루 뜬 공으로 처리했다. 두산은 9번 김재호에게 스퀴즈 사인을 냈지만 윤석민은 빠른 직구를 뿌려 파울로 유도했고,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은 뒤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해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위기 뒤에 찬스라는 말처럼 KIA는 8회말 이용규의 결승타가 터졌다. 윤석민의 바통을 이어받은 마무리 최향남이 9회를 깔끔하게 막아내 KIA는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윤석민은 기분 좋게 5승째를 챙겼다. 그는 "팀 승률을 다시 5할로 맞춰야 했고, 이날마저 지면 연패에 빠지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갖고 던졌다"고 말했다. 8회 위기 상황에 대해서는 "점수를 안 주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1점만 주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원 아웃을 내야 플라이로 잡은 뒤에 막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잠실에서는 삼성이 왼손 에이스 차우찬의 호투에 힘입어 LG를 4-1로 제압했다. 차우찬은 7.2이닝 5안타 1실점으로 3승(5패)째를 거뒀다. 9회 등판한 오승환은 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고 시즌 17세이브(1승1패)이자 통산 229세이브를 기록했다. LG 정성훈은 2회 차우찬을 상대로 우전안타를 뽑아내며 통산 17번째로 1,500안타를 달성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파죽의 5연승을 내달린 삼성은 이날 SK에 5-3으로 이긴 2위 롯데와의 격차를 0.5경기 차로 유지하면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SK를 5-3으로 꺾었다. 롯데 마무리 김사율은 개인 최다인 21세이브를 기록하며 두산 프록터와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로 나섰다. 롯데는 SK전 3연승, 홈 5연승 행진을 벌이며 2위 자리를 지켰다. SK 최정은 8회 시즌 17호 솔로 홈런을 터트려 이 부문 단독 2위에 올랐다. 시즌 최다인 5연패에 빠진 SK는 넥센에게 공동 4위를 허용했다.
목동에서는 넥센이 최하위 한화를 10-5로 꺾고 2연승을 거뒀다. 한화는 8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부산=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이재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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