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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다시 요동/ 선물시장 '핫머니' 기승… 유가상승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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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다시 요동/ 선물시장 '핫머니' 기승… 유가상승 부채질

입력
2012.07.0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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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향안정국면으로 접어드는가 싶었던 국제유가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이란 리스크'가 직접적 원인이지만, 전문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 핫머니(투기자본)의 시장교란이 심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날보다 4.7% 오른 배럴당 87.6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5월1일(106.16달러)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에 비해 3.39% 뛴 100.64달러로 장을 마쳤다.

중동정세 불안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두바이유 현물가 역시 전날보다 1.57달러 상승한 95.29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3월 120달러(두바이유 기준)까지 치솟은 뒤 급격한 하락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이란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추가 제재, 이에 맞선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위협 등이 맞물리면서 유가는 다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사실 수급요인만 따진다면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요가 부진한 탓에 유가는 떨어져야 옳다. 반면 정세요인을 본다면 이란사태로 인해 오르는 것이 맞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가가 롤러코스터에 가까운 급등락세를 보이는 것, 이로 인해 점점 더 예측이 힘들어지는 것 모두 기본적으로 투기세력의 '보이지 않는 손'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인 저금리로 유동성은 풍부한데 비해 마땅히 투자할 자산이 없다 보니 핫머니의 원유시장 유입은 점점 더 증가하는 추세다. 버니 샌더 미국 상원의원은 최근 언론 기고에서 "10년 전 30%밖에 안됐던 투기자본의 원유시장 관여율이 이젠 80%까지 늘었다"며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을 '유가 변동을 쥐락펴락하는 검은 세력'으로 지목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유시장은 완전히 투기자본의 '머니 게임'으로 변모했다는 평가다. 그 해 7월 145달러에 달했던 국제유가가 리먼사태 후 12월엔 31달러까지 수직 추락하고 다시 6개월 뒤 60달러대로 반등하는 과정을 보면, 도저히 정상적 수급상황으론 해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투기화된 곳은 원유 선물시장이다. 핫머니들은 수급여건에 관계없이 원유를 입도선매한 뒤 가격이 오르면 재빨리 내다파는 식이다. 예컨대 2008년 세계 원유시장의 일 평균 수요량은 9,000만배럴에 불과했는데, 선물 거래량은 9배가 넘는 8억배럴에 달했다.

이들의 위력은 이제 석유메이저들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도달하고 있다. 이들은 산유국 정부나 정유업체를 배후 조종해, 선물시장에서 사들인 원유를 바다 위 대형 유조선에 보관해 뒀다가 값이 오르면 시장에 풀어놓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유조선 값이 점점 떨어지기 때문에 해상재고 규모는 더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선물시장이 도입된 건 70~8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가격변동 위험을 회피하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젠 투기자금이 오히려 가격리스크를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다. 박세현 한국석유공사 해외석유동향팀장은 "현재의 원유시장은 선물거래가 유가 변동성을 결정하는 추세"라며 "실물(석유)은 존재하나 주식처럼 금융시장화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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