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일본 정통 맥주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국내 맥주시장이 아사히 등 일본 맥주에 빠르게 점령당하는 상황에서, 국산 하이트맥주가 일본시장 공략의 선봉장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4일 신제품 '드라이비어(DRY BEER)'를 일본 현지 대형마트를 통해 본격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맥주는 목넘김이 부드러우면서도 뒷맛이 상쾌한 드라이 타입으로 알코올도수 5도짜리 제품이다.
그 동안 하이트진로는 맥아함량이 낮은 맥주 위주로 일본시장에 진출했다. 일본 주세법에선 맥주를 맥아 함량에 따라 ▦레귤러(66.7% 이상) ▦발포주(50% 이하) ▦제3맥주(25% 이하)로 나누는데, 1990년대 장기불황 이후 저가 맥주 수요가 늘며 값이 레귤러의 3분의 1인데 맛은 비슷한 발포주와 제3맥주가 인기를 끌었다. 하이트진로 역시 2000년대 초 일본에 진출하면서 값싼 맥주 판매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본 맥주 주력시장인 '레귤러 맥주'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이트진로는 과거 레귤러 맥주를 일부 수출해왔지만 일본 현지 유통망을 뚫기 힘들었고, 무엇보다 일본 소비자들의 자국 맥주에 대한 충성도가 워낙 높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당시 실패를 교훈 삼아 하이트진로는 이번엔 유통망 확보에 주력했고, 수년 간 공을 들인 끝에 일본전역에 네트워크를 가진 한 대형마트와 납품계약을 맺게 됐다. 까다로운 일본 소비자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 수 년간 연구 및 시음회를 가졌다.
이번 레귤러 맥주 수출은 하이트진로 브랜드 아닌 대형마트의 자체상표(PB)상품으로 출시된다. 일단 일본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 잡은 뒤, 자체 브랜드로 수출한다는 계획이다.회사 관계자는 "맥주에서도 반드시 한류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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