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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디자인그룹 MVRDV 디렉터 위니 마스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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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디자인그룹 MVRDV 디렉터 위니 마스 방한

입력
2012.07.0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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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지역 조사를 통해 우리가 확인한 것은 주거공간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모습, 즉 공간적 풍부함과 사회적 다양성 같은 것을 담아내지 못한 채 재산 증식의 수단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었다."

램 쿨하스를 잇는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디자인그룹 MVRDV 창업자이자 디렉터인 위니 마스(53)가 지난달 20일 방한했다. MVRDV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주상복합아파트 '더 클라우드 빌딩'을 설계로도 유명하다.

그는 최근 기자와 만나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주거 건축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버티컬 빌리지'(The Vertical Village·수직의 마을)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수직으로 쌓아 올린 주택과 다양한 생활편의시설의 복합체라는 의미로, 전통 마을의 비정형성과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현대 도시에 어울리는 고층 밀집 주거형태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 도시는 급속한 경제 발전과 함께 주거 형태를 빠르게 교체해가고 있다. 전통 마을을 밀어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철근 콘크리트의 고층 주거 타워. 주거 방식의 변화는 끈끈하게 얽혀있던 지역공동체의 해체로 이어졌다. 위니 마스는 이런 현상을 '블록 어택'(block attack)'이라고 명명한다.

"지난 수십 년간 동아시아 도시에는 천편일률적인 주거공간이 만들어졌고 도시인들은 그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원주민에 대한 배려가 있는 인간적이고, 복합적이며 다양한 형태의 공간이 생겨나야 할 때죠. 독립된 주거공간이 아니라 학교나 사무실, 공원과 함께 혼합된 공간으로 전통 마을의 커뮤니티 기능을 살려내는 것이죠." '더 클라우드 빌딩'의 쌍둥이 건물은 구름처럼 작은 픽셀의 공간으로 이어진다. 이 공간이 소통과 교류의 기능을 갖게 된다.

MVRDV는 지난 3년간 아시아 지역의 건축가, 예술가들과 함께 '블록 어택' 현상을 추적하며 그 과정에서 소외된 거주민의 실상을 파악해왔다. 이 조사를 토대로 창안한 버티벌 빌리지란 결과물을 현재 아시아에서 순회 전시 중이다. 지난 1월 대만에 이어 10월 7일까지 서울 평창동 토탈미술관에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장에는 가지각색의 블록이 구조물처럼 여러 형태로 쌓여있다. 블록의 색과 형태는 개성과 유연성을 의미한다고 한다. 고정되고 닫힌 구조가 아니라 마을이 확장되고 진화하듯 변화가 가능한 열린 구조물이다. 언뜻 MVRDV의 대표작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보조코(WoZoCo) 아파트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마스는 아직 MVRDV 디자인 중에 버티컬 빌리지를 온전히 구현한 작품은 없다고 했다.

셰익스피어가 비극 <코리올레이너스> 에서 "도시란 곧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한 것처럼 도시는 사람들의 역사와 문화가 집약된 공간이다. 도시가 도시인의 삶을 조성한다면, 도시인의 삶은 도시를 변화시킨다. 주거 공간은 그 관계가 좀 더 밀접하다. 마스는 "주거 건축은 도시조직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건축가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분야"라며 "우리에게 주거건축은 사람들의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요구와 도시적인 질서가 교차하는 가장 흥미로운 분야"라고 주거건축 연구를 계속할 뜻을 밝혔다.

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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