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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레슬링 올림픽 첫 메달도전, 김형주 엄지은/ 랭킹에 없다 견제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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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레슬링 올림픽 첫 메달도전, 김형주 엄지은/ 랭킹에 없다 견제도 없다

입력
2012.07.0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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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만 득실대는 태릉선수촌 필승관의 레슬링 훈련장에서 여자 레슬링 '3인방'이 유난히 돋보였다. 한국 여자 레슬링은 김형주(28ㆍ창원시청)와 엄지은(25ㆍ서울중구청) 2명만이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다. 하지만 레슬링 역사상 첫 여성 지도자인 이나래(32) 코치까지 포함해 이들을 여자 레슬링의 미래를 짊어진 3인방으로 부른다.

48㎏급 김형주와 55㎏급 엄지인은 한국 여자 레슬링의 첫 메달을 위해 기꺼이 '남자'로 변신했다. 남자 선수들이 하는 지옥 훈련을 똑같이 소화하면서 메달의 꿈을 키웠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김형주는 "남자처럼 훈련했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여자 선수들도 35㎏의 덤벨을 들어올리는 훈련인 '커튼 벨'은 물론이고 타이어 훈련까지 소화하고 있다. 김형주는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300㎏의 타이어 들기와 타이어 끌기 훈련을 하고 있다. 체력은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을 자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레슬링 가족'인 엄지은도 혹독한 체력 훈련에 혀를 삐죽 내밀었다. 레슬링 선수인 오빠 엄혁(수원시청)의 몫까지 다하고 있는 그는 "훈련이 힘들어서 매일 운다"고 털어놓았다. 그렇지만 고된 훈련 덕분에 단점으로 지적된 파워가 보강됐다. 그는 "체력으로는 지지 않는다. 메달 따는 모습을 꼭 보여주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형주와 엄지은이 지옥 훈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이나래 코치 덕분. 이 코치는 지도자이자 언니, 친구, 영양사, 멘토, 트레이너 등 1인 다역의 역할을 하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지난해 10월 대표팀에 합류한 그는 "이번 올림픽은 재미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주와 엄지은 모두 세계 랭킹이 없기 때문. 그는 "둘은 세계선수권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랭킹이 없다. 하지만 실력으로 봤을 때 둘은 상위 톱랭커를 이길 수 있는 기량을 가지고 있다"며 "상대의 견제가 덜하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로 여자 레슬링 종목에 첫 출전했던 이 코치는 김형주와 엄지은의 처진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그 동안 주위에서 여자 레슬링을 보면 우울한 분위기라고 얘기했는데 지금은 많이 밝아졌다고 한다. 선수들이 소심하고 자기 표현을 하는데 주저했는데 지금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전하는 등 내외면적으로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식습관도 바꿨다. 체중 조절과 이상적인 신체 리듬을 위해 군것질을 금지시킨 것. 김형주와 엄지은은 "매일 식단과 음식 섭취량을 체크해 신체 밸런스 조절에 도움을 준다"며 고마워했다. 이 코치는 "둘이 남자와 같은 훈련을 소화하면서 체력적으로 매우 강해졌다. 남자 상비군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력을 펼칠 정도"라고 덧붙였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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