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4일 온라인 투표 기록과 선거인 명부 등이 들어있는 진보당의 서버를 분석한 결과 "특정 IP(인터넷 프로토콜)에서 투표한 당원들의 표가 모두 특정 후보에게 쏠리는 현상이 뚜렷해 총체적 부정선거 양상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이석기 의원의 경우 경선에서 온라인 투표로 얻은 전체 득표수 중 58.8%(5,965표)가 동일한 IP에서 중복 투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이 중복 투표를 통해 득표한 수치는 당내에서 가장 맣은 것이다. 이외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준 IP도 다수 발견됐다.
검찰은 이번 조사 결과를 전국 13개 검찰청에 넘겨 진보당 당원과 투표자 등 관련자들을 소환, 부정선거 개입 및 유령당원 여부를 확인하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또 진보당에 현장투표 부정 의혹과 관련한 자료 제출도 요청했다.
검찰 분석에 따르면 온라인 투표에 참여한 3만6,486명 중 2명 이상이 동일한 IP로 투표한 중복 IP는 모두 3,654개이며, 이를 통해 투표한 사람은 1만8,885명으로 전체 투표자의 51.8%에 달했다. 동일 IP 투표 수가 5표 이상인 IP는 885개(투표자 1만2,213명), 50표 이상인 IP는 27개(2,586명), 100표 이상인 IP는 8개(1,347명) 등이었다.
중복 투표한 당원들은 대부분 한 후보자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 IP로 가장 많은 사람이 투표에 참가한 사례는 전남 소재 한 IP로, 286명이 같은 IP를 이용해 투표하면서 특정 여성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동일 IP를 통한 중복 투표 사례 상위 30위를 추린 결과, 12개 IP에서는 한 표도 빠짐없이 특정 후보에게 100% 표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석기 의원의 경우 전북 소재 한 IP에서 82명 전원의 몰표를 얻었다.
유령당원이 투표했을 가능성도 포착됐다. 동일한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여러 번 투표한 경우가 6건, 휴대폰 번호가 같은 경우가 10건 나타났고 '010-0000-0000'처럼 아예 존재하지 않는 휴대폰 번호와 주민등록번호가 각각 11건, 7건 발견됐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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