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여력이 거의 없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진단이 나왔다. 올해 하반기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한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기대를 일축한 것이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IMF는 최근 발표한 ‘주요 20개국(G20) 상호평가절차를 위한 총괄보고서’에서 “한국은 여전히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때문에 기준금리를 완화할 여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선진국의 경우 기준금리가 상당히 낮음에도 더 많은 완화가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한국과 캐나다는 예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 이유로 한국은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캐나다는 빠른 경제활동 증가를 꼽았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들이 향후 물가상승률을 예상하는 것으로, 이런 기대심리가 실제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비 2.2%로 안정적인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실제 최근 금통위 회의에서도 좀처럼 잡히지 않는 기대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표출됐다. 5월 회의에서 한 금통위원은 “기대 인플레를 낮추기 위해서는 공공요금 조정이 합리적으로 일관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고, 다른 금통위원은 “정책당국이 임금 안정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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