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국잡월드 2층 어린이체험관 앞에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부모의 손을 잡고 오거나 유치원에서 단체로 온 어린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체험관 안은 이미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어린이 키에 맞게 제작된 자동차정비소와 방송국, 치과, 피자가게 등 37개 체험실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 학교가 시험기간이었지만 2층 청소년체험관과 1층 진로설계관에서는 고등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경기 용인시 초당고등학교 3학년 양모(18)군은 "다른 곳에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직업 체험들이 가능해서 재미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국내 유일 종합 직업지도 체험시설인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잡월드가 개관 한 달을 넘기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잡월드에 따르면 올 5월 15일 개관 뒤 지난달 14일까지 한달 간 전시ㆍ체험관 입장객은 모두 7만177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599명으로, 현장 매표(16%)보다 사전 예약(84%)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가장 많이 이용한 시설은 한달 간 4만341명이 다녀간 청소년체험관이다. 어린이체험관은 2만6,427명이 찾았고, 입장료(어린이ㆍ청소년 3,000원, 성인 4,000원)만 내고 전시관을 관람한 일반관람객은 3,409명이었다.
아직 개관 전 세운 연간 100만명(월 8만3,300명) 목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국에서 하나뿐인 시설이다 보니 수학여행 코스에 포함시키는 학교들이 많아져 전망은 밝은 편이다. 이달 이후 연말까지 예약된 인원만 3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어린이체험관 체험 가짓수가 민간시설보다 적을 뿐 아니라 사람이 몰리다 보니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혼잡한 게 문제다. 단체 입장객들은 점심 도시락 먹을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경기 안성시 공도읍 엄마사랑유치원 최정미(45ㆍ여) 원장은 "원생들과 한 가지 체험을 하려 해도 30분쯤은 기다렸다"며 "오전 10시에 왔는데도 3가지 직업밖에 체험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잡월드 측은 자원봉사자를 늘리고 발권대를 현재 6대에서 11대로 증설해 혼잡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단체 입장객들이 지적한 도시락 공간은 지난달 말 564석을 실외에 새로 설치했다. 잡월드 관계자는 "개관 전 비싸다는 불만도 있었지만 지금은 입장료에 비해 유용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부족한 부분은 운영을 하며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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