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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한 편의 힘! '용산 참사' 재이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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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한 편의 힘! '용산 참사' 재이슈화

입력
2012.07.0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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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잊혀지고 묻혀있던 사회적 이슈를 다시 제기하고, 진실을 규명하려는 노력을 영화가 결집시키고 있다.

우리사회의 장애인 문제를 환기시켰던 '도가니', 이른바 '석궁 테러' 사건을 되짚어 사법정의에 의문을 던졌던 '부러진 화살'에 이어 지난달말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감독 김일란ㆍ홍지유)이 가져올 반향에 다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개의 문'은 2009년 1월 농성 중이던 철거민들에 대한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 특공대원 1명 등 6명이 목숨을 잃은 '용산 참사'를 다룬 독립영화다. 통상 독립영화가 10여 곳의 상영관에 걸리고 관객 1만명이 들면 성공으로 본다는 점에서 '두 개의 문'에 대한 관객의 호응은 놀라울 정도다.

3일 개봉 13일째를 맞은 이 영화는 전국 상영관 25곳에서 누적 관객 1만6,000명을 넘어섰다. 배급사 시네마 달 관계자는 "전국 곳곳의 개봉관에서 영화를 상영하겠다며 문의해 오고 있다"며 "이번 주가 지나면 상영관이 당초 16곳의 2배가 넘는 35곳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두 개의 문'은 그렇게 용산참사의 재이슈화에 성공했다. 이 영화가 지닌 힘은 치밀한 사실의 제시에 있다. 영화는 용산참사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경찰 측 채증 영상, 용산참사 당시 현장을 지켰던 1인미디어가 찍은 동영상을 기본 소재로 한다. 당시 경찰 특공대원들이 현장을 "생지옥"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표현하는 등 생생한 육성이 담긴 진술서 내용도 고스란히 옮겼다. 건물 옥상 망루에서 철거민과 경찰특공대원 6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부상을 입는 현장 영상은 충격 그 자체다.

이제 관심은 이 영화가 또 어떤 파장을 몰고 올 것인가 하는 데 있다. 이날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등 의원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한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유족 대표 전재숙(70)씨는 "왜 용산참사의 진상이 감춰져야 했느냐"라며 "이제라도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씨는 용산참사 당시 남편 이상림(당시 72세)씨를 잃었다.

광주 인화학교에서 벌어졌던 장애인 성폭력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는 성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던 사회복지법인을 도마 위에 올려 이른바 '도가니법'으로 불린 사회복지사업법 개정까지 이끌어냈다. 2007년 발생한 석궁 테러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부러진 화살'은 권위적이고 비합리적인 사법부의 행태를 일반에 까발리며 사법정의 논란을 촉발시켰다.

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영화가 현실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이유는 관객의 힘 때문"이라며 "영화라는 대중적 장르가 가진 전파력은 사회적 관심에 불을 지르는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두 개의 문' 홍지유(35) 감독은 한국일보 팟캐스트 '시사난타H'에 출연해 "영화가 용산참사의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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