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3일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32개 농민단체가 주최한 '한중FTA 협상 반대 농수축산인 결의대회'에 참석했다가 집회 참가 농민에게 멱살을 잡히고 쫓겨나는 수모를 당했다.
이 의원은 같은 당 김미희 의원, 우위영 전 대변인 등과 함께 이날 오후 2시20분께 결의대회가 열린 서울광장에 도착해 중앙 무대쪽으로 이동하려 하자 십여명의 농민들이 이 의원 일행을 가로막았다. 농민들은 "여기가 어딘데 빨갱이가 오냐" "애국가를 부정하는 국회의원이 무슨 국회의원이냐" "북한으로 꺼져라" 등을 외치며 거칠게 항의했다. 흥분한 한 농민은 빨강색 막대 풍선으로 이 의원의 머리를 때렸고, 또 다른 농민은 뒤에서 쫓아와 "대한민국 사람 맞냐"며 이 의원의 멱살을 잡기도 했다. 일부 농민 대표는 "여기서 (당신을) 원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당황한 기색 속에서도 억지 미소를 지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 의원 측은 "농민들 전체가 나가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다"며 잠시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충돌을 피하기 위해 집회장 뒤쪽으로 물러났다. 이 의원은 소란이 진정된 후 다시 집회장으로 들어와 오후 4시30분까지 집회를 지켜봤다. 이날 1만여명이 참석한 집회에서 농민들은 "한중 FTA 체결되면 한미FTA를 뛰어넘는 피해가 예상된다"며 제주에서 열리고 있는 한중FTA 2차 협상 중단을 촉구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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