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나왔다 하면 대박을 터뜨리는 조앤 K 롤링, 댄 브라운 같은 작가도 있지만, 흔히 작가라면 가난에 찌든 초췌한 모습이 떠오른다. 실제로 신간 10만부 이상을 파는 베스트셀러 작가를 손가락에 꼽는 국내 문학계에서 글만 써서 먹고 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 작가들은 어떻게 밥벌이를 할까.
한국작가회의에서 내는 반년간 문예지 <내일을 여는 작가> 는 3일 출간한 상반기호에서 '2012 작가 리포트 불안+불안:작가는 무엇으로 사는가/ 쓰는가?' 기획으로 바로 이 문제를 들춰냈다. 시인, 소설가, 평론가들이 털어놓는 생계유지법이다. 내일을>
"시집이 안 팔린다는 풍문은 내가 처음 시를 습작하던 1990년대부터 들려왔던 풍문"이라는 김소연 시인은 "90년대 자주 생계의 마지노선에 몰려" 했던 일로 자서전 대필, 유명 영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 출간, 방송국 글 납품, 대학과 공공기관의 시 창작 강의 등을 들었다.
전업 작가인 김별아씨는 글 써서 먹고 사는 최선의 방법은 무조건 성실하게 읽고 쓰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김씨는 "청탁이 없어도 스스로 계획을 세워 쓰다 보면 꼭 소설만이 아니라도 다양한 기획의 아이디어가 생겨난다"며 "어떤 장르, 어떤 형식이 되었든 쉼 없이 쓴다는 것은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또 "독자들의 변화, 그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예민하게 눈치 채고 소통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예지도 문학 작품도 쏟아지는데 더 많이 생산하라고 문학을 지원하는 제도나 단체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대기업 마케팅부서에서 20년 간 일하다 2005년 퇴직한 김기택 시인)는 문인도 있지만 시인의 삶은 대체로 고달프다. 시인 장이지씨는 "시 한편에 (원고료는)오만원 정도"라며 "이 오만 원이나 받으려면 원고를 보내놓고도 몇 달을 기다려야 할 판이다. 원고료가 들어오나 싶으면 잡지사 영업부에서 그나마 정기구독을 해달라고 조르는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그리고 "삶에 부족함이 없이 좋은 환경에서 창작도 하고 생업도 하는 분들은 (정부창작지원)기금이 필요한 사람에게 기회를 양보하는 미덕도 필요하다"고 부탁했다.
작가들이 국내 문예지에 작품을 게재할 경우 시는 편당 5만~10만원, 소설은 200자 원고지 장당 1만원가량의 원고료를 받는다. 발표한 작품을 묶어 단행본으로 낼 때 받는 인세는 책값의 10%. 길어지는 불황 탓에 최근에는 초판 3,000부가 다 팔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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