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주자인 김두관 경남지사가 3일 서울 정동의 한 식당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찬 회동을 가졌다. 대선 출마에 따라 지사직 사퇴 의사를 밝힌 이후 잡은 첫 공개 일정이다. 무소속 광역단체장이던 두 사람은 올 초 민주통합당이 출범하자 순차적으로 입당한 인연이 있다.
김 지사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날 회동에서 박 시장은 대선 출마와 관련 "큰 결심을 했다"며 "이장에서 시작해서 군수, 행정자치부 장관과 도지사를 지낸 과정과 경험이 대선에서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박 시장은 "김 지사는 쉽지 않은 곳에서 지사가 된 대단한 분"이라면서 "문재인 김두관 손학규 후보가 모두 경쟁력이 있고 비슷비슷하므로 경선 과정이 재미있고 국민에게 즐거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김 지사의 지사직 사퇴 문제와 관련, "도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대선 후보로 나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힘을 실어준 뒤 "김 지사의 삶의 여정을 보면 뿌리가 있는 분이다. 그래서 더 감동적"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주로 박 시장의 이야기를 듣던 김 지사는 "도지사를 사퇴해도 서울시와 경남도 간 협력과 상생 발전을 도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차질이 없도록 뒷받침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는 두 광역단체가 청소년 문화교류와 사회적 기업 활성화 등 27개 사업 분야에서 진행중인 상생교류협력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김 지사와 동행한 민주당 김재윤 의원은 "앞으로 어떤 위치에 있던지 지방재정 건전화와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 이양 등 지역균형발전과 지역 분권을 이뤄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면서 "눈빛만 봐도 통하는 관계 같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박 시장 측은 이번 회동이 김 지사 개인에 대한 지지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출마 의사를 밝힌 김 지사에게 덕담과 격려를 해주는 자리였다"며 "박 시장이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고 일단 거리를 뒀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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