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다’. 극단 차이무와 기획사 이다엔테인먼트를 합친 말이다. 합작 연극 프로젝트의 이름이기도 하고, 여타의 것들과 차별화한 무대를 만들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연극판의 오랜 동지로서 함께 무대를 만들어 온 두 집단이 ‘이것이 차이다’라는 공식 간판 아래 내놓는 세 편의 연극으로 관록을 과시한다. 공연장은 모두 아트원씨어터 3관이다.
초연작‘슬픈 대호’(8월 1일~9월 2일 )로 출발을 알린다. 감옥을 제 집 드나들 듯 해온 심대호, 시계방을 하면서 겨우 살아가는 강대호가 주인공이다. 심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무작정 테러를 벌이는 낭만파, 강은 여린 감성에 과민성대장염 환자다. 둘이 맞닥뜨려 벌이는 수작에 객석은 웃다 울다 할 것 같다. 문천식_이중옥 버디의 연기 앙상블이 기대를 모은다.
이어지는 ‘거기’(9월 7일~11월 25일)는 동해안 해수욕장의 카페가 배경이다. 누구에게나 있을 내면의 아픔을 능란한 강원도 사투리에 실은, 2006년의 화제작이었다. 8월 고양아트홀 공연을 거쳐 펼쳐지는 6년 만의 서울 공연이다. 영국의 흥행 작가 코너 맥퍼슨의 원작을 감각적으로 옮겨 낸 성수정씨는 번역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시켰다.
‘늘근 도둑 이야기’(11월 30일~2013년 2월 3일)가 세 번째 꼭짓점을 완성한다. 두 늙은 도둑이 능청과 골계로 세상을 쥐고 놀았던 이 연극은 2008년 인터파크 ‘연간 판매 순위’ 1위 등 끊이지 않는 인기를 덤으로 얻었다. 공연 시점의 현실 상황을 잽싸게 녹여 넣는 기동력 덕에 시사 풍자 코미디의 모범 답안으로 각인돼 온 무대다.
차이무와 이다는 연극 동네에서 동체나 진배 없다. 명계남, 송강호, 강신일, 문소리 등의 배우들을 중심으로, 무대와 마케팅을 동반자적 관계에서 15년 간 이어 온 문화 공동체다. 차이무 예술감독 이상우씨는 “서로 의중을 훤히 꿰뚫는 사이”라고 말했다. ‘슬픈 대호’는 민복기 작ㆍ연출, ‘거기’는 이상우 연출, ‘늘근 도둑 이야기’는 이상우 작ㆍ민복기 연출.(02)762-0010
장병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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