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이 14년 전 영광 재현에 나선다.
올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US 여자 오픈(총상금 325만달러∙약 370억원)이 5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의 블랙울프런 골프장(파72)에서 열린다. 이번 장소는 1998년 박세리(35·KDB금융그룹)가 '맨발 투혼'으로 한국 여자골프 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해 당시 외환 위기로 신음하던 국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던 곳이다.
박세리는 당시 태국계 미국인 제니 추아시리폰과 대결에서 워터 해저드에 맨발로 들어가 샷을 날리며 연장 18번 홀까지 동타를 만들었다. 박세리는 서든데스(연장전 방식의 하나로 먼저 득점한 선수가 이긴다) 두 번째 홀에서 6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이 대회 사상 최장 경기(92홀) 우승을 차지했다.
박세리가 US 오픈 우승 트로피를 가져간 뒤 이 대회는 유난히 한국 선수들과 깊은 인연을 이어갔다.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 지은희(2009년), 유소연(2011년) 등이 우승을 차지했다.
박세리는 3일 매니지먼트사인 세마스포츠를 통해 "14년 전의 긴장감과 설렘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며 "말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정말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와 많은 사람들의 환영을 받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코스로 기억되는데 길이가 더 길어져 걱정이 되지만 기대도 크다"고 덧붙였다.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은 올 시즌 유선영(26∙정관장)의 나비스코 챔피언십(메이저 대회) 1승에 그치고 있지만 최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박인비(24)의 컨디션이 좋다. 박인비는 2주 전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에서 연장전까지 갔다가 준우승을 했고, 지난 2일 끝난 아칸소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웨그먼스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9위에 올랐다.
지난해 US 오픈에서 준우승에 머문 서희경(26·하이트)은 설욕을 다짐하고 있고, '디펜딩 챔피언' 유소연(21·한화)도 2연패를 노린다. 나비스코 챔피언 유선영과 최나연(25·SK텔레콤) 역시 US 오픈 통산 여섯 번째 한국인 우승 타이틀에 도전한다. 반면 신지애(24·미래에셋)는 손가락 부상 때문에 출전을 포기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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